이처럼 선두국가들이 장악하고 있는 기존 산업에서 중국이 앞선 국가들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반면 현재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신성장산업은 다르다. 전기차와 더불어 신성장산업으로 부상한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최대 시장 위치를 굳히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밀어주면서 양 시장에서 중국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돌파했다.
지난해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수요 폭발로 100% 넘게 성장했으며 관련 투자금액도 9000억 위안(171조원)을 초과하는 등 그야말로 폭풍 성장했다. 이로 인해 올해 리튬가격이 7배 넘게 상승하며 t당 50만 위안(95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핵심 소재 가격 급등이라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 발생한 변화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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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장의 60%에 달하는 中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
지난해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건 급증한 전기차 판매다. 작년 중국에서는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352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2020년 대비 157% 늘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탑재량은 130GWh로 2017년(37.3GWh) 대비 약 3.5배 증가하는 등 중국은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2위), SK온(5위) 및 삼성SDI(7위) 등 3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고 일본 파나소닉이 4위를 차지했다.
세부 영역별로 보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투자된 금액이 전체 투자금액의 62.4%를 기록하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4월말 CATL이 450억 위안(약 8조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이 확정됐다고 밝히는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 상태다.
배터리 생산 다음으로는 양극재(13.3%), 분리막(5.3%), 음극재(4.9%), 전해액(3.1%)에 투자된 금액이 많았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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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국 전기차 판매 900만대까지 증가━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지만, 전기차 판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지난 4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7.6% 감소한 118만대를 기록했으며 전기차 판매도 30만대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비중은 오히려 25.3%로 상승하는 등 전기차 판매는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
2020년 11월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2021~2035)'를 발표하며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약 20%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가 늘며 내년에 전기차 비중이 20%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가 중국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향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중국의 추격이 매서울 것 같다. 아니 우리나라를 이미 앞서가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14억 인구라는 거대한 시장의 힘을 빌려 거침없이 성장하는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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