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블록체인 지갑사이트 '테라 스테이션'에 올라온 '테라 네트워크 재건안'(Rebirth Terra Network) 투표가 지난 25일 오후 8시18분 찬성 65.5%(약 2억40만표)로 종료됐다. 투표율은 총 83.27%(약 3억598만표)로 반대와 기권표 비율은 각각 0.33%(약 100만표), 20.98%(약 6419만표)로 집계됐다. 거부권(No with veto) 비율은 총 13.20%(약 4037만표)로, 거부권을 행사한 검증인(Validator)은 총 8명이었다. 일정대로라면 테라 2.0은 오는 27일 새로운 블록체인을 가동한다.
당초 권 대표의 테라 2.0 구축안 계획은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하드포크(Hard Fork·블록체인 가상화폐에서 새로운 가상화폐가 갈라져 나오는 것)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 없이 새 블록체인과 코인을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테라 측은 "재건 계획은 기존 체인을 포크하기보단 새로운 체인 구축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첫 번째 블록(제네시스)부터 생성된다는 점에서 테라 2.0은 기존 체인 분리가 아닌 새로운 체인으로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테라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으로, 루나(LUNA)는 '루나 클래식'이 되며 새 체인인 테라 2.0에서 발행되는 코인이 '루나'가 된다. 루나는 루나 클래식의 스테이킹(예치) 홀더(보유자)·루나 클래식 홀더·UST 홀더·테라 클래식 필수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에어드롭(무상지급)될 계획이다. 권 대표는 테라 2.0 가동시 총 10억개의 루나 토큰을 기존 토큰 보유자에게 에어드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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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2.0 강행에 우려 목소리 ━
실제 모든 테라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또 다른 투표에선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지난 17일 테라 커뮤니티 '테라 리서치 포럼'의 한 회원이 올린 테라 2.0 출범 관련 찬반 투표를 보면 26일 오전 11시 기준 투표 참여인원 7319명 중 91%가 반대표를 던졌다. 이 투표는 테라 2.0 제안 결정에 사용된 방식과 달리, 코인 보유와 무관하게 커뮤니티에 가입만 돼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한 투자자는 테라 공식 트위터에 "투표를 조작했다"며 "거대한 (테라) 커뮤니티는 이 새로운 가상화폐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들도 테라 2.0과 관련해 "명확하고 투명하게 소통해달라" "이번 투표와 관련된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많이 누락됐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라폼랩스 측은 최근 빗썸·코인원·고팍스 등 일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텔레그램으로 연락, 새 루나 코인을 상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청을 받은 거래소들은 공식 절차 없이는 상장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같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이미 제도권에 들어온 상황이라 (상장 관련) 결정을 내리는 게 조심스럽다"며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이슈가 된 사태이고 신뢰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무리하게 상장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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