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60원대로 떨어졌는데…외인은 '들어올까 말까' 고민만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 2022.05.26 05:05

한때 1300원에 돌파를 눈앞에 뒀던 원/달러 환율이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있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와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외인이 매도세를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국장으로 복귀하려면 환율뿐만 아니라 매크로(거시 경제) 안정성까지 담보돼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환율 '1260원대'로…1300원 넘보던 강달러 이대로 '끝'?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60원(0.13%) 내린 1264.6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장 보다 4.7원 내린 1261.5원에서 출발해 장 종료까지 1260원 초반대를 유지했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1300원대를 육박했던 환율은 최근 달러 약세 기조 속에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33% 하락한 101.760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달러인덱스는 105까지 오르면서 20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특히 유로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띄면서 강달러 흐름이 진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시사하고 있으며 ECB 내 중도파로 알려진 프랑수와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달러인덱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유로존과 엔화"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엔화도 최근 저점에 가까운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인덱스가 꺾였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는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 매도세를 불러 지수 하락을 초래한다. 통상 원화 약세장에서 외인은 국내 종목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서 달러로 전환할 경우 환손실을 입는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원화 강세) 외인이 이익을 보기 때문에 투자금이 다시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도 외인 매도세는 쉽사리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인은 1655억원 순매도했다. 그나마 코스닥 시장에서는 515억원 순매수한 게 위안거리였다. 외인은 전날에도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123억원, 961억원 팔아치웠다.



'최저치' 외인 보유량 벗어났다…증권가 "변곡점 지났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다만 최저치를 찍었던 외인보유량은 조금씩 오르고 있다. 25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2060조원) 대비 외국인 보유(643조원) 비중은 31.19%였다. 지난달 28일 13년 만의 최저치(30.9%)를 기록한 이후 31%대를 유지 중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매수 움직임을 보이려면 추가 조건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 연구원은 "우리 시장에서 환차익이 생겨 국내 종목이 저렴해 보일 수 있을 때 외인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다"며 "다만 환율 등뿐 아니라 여러 대외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하는데 매크로 이슈가 좀 더 진정되는 모습이 보여야 외인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로 복귀할 환경이 마련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변곡점은 1290원대를 넘나들던 지난 13일에 이미 나온 듯하다"며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초기, 환율 고점이 1300원이었던 만큼 원/달러 임계점은 1300원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외환시장 안정화 협력에 대한 내용이 담기면서 앞으로 환율 흐름을 진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상설 통화스와프 체결까진 발표하지 못했지만 이에 준하는 조치가 조만간 나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무역적자가 누적되면서 달러 수급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스와프 체결 이슈는 우리 시장에 꽤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이것만으로 원화 안정 자체를 담보할 수는 없겠지만 증시 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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