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 발동동, 과거에도 그랬다"…폭락장 회복 얼마나 걸렸나[부꾸미]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윤희 PD | 2022.05.26 03:30

지금 시장이 느끼는 가장 큰 공포는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증시는 IT 버블 붕괴 이후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데 10년 이상 걸렸다. 코스닥은 아직 전고점조차 회복하지 못했다.

여의도 증권가의 최고 시황 전문가로 꼽히는 교보증권의 박병창 부장은 최근 버블 우려에 대해 "지금이 IT 버블때보다 거품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박 부장은 "지금 버블은 이름을 붙이자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버블"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와중에 팬데믹이 터지면서 거품이 더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IT 버블과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 성장주들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허무맹랑한 성장주가 아니라 이익도 같이 성장하는 '진짜 성장주'를 가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가 박병창 부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Q. 지금 시장은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큰 것 같습니다. 과거 IT 버블과 지금 시장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까요?
▶박병창 부장 : 일단 지금 버블은 IT 버블때보다 더 큽니다. 이름을 붙이자면 '팬데믹 버블'이겠죠. 팬데믹 이후에 주식, 코인, 부동산 할 거 없이 다 올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으로 거품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팬데믹이 터지면서 거품이 더 얹어진거죠.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좀 과격하게 표현하면 버블 붕괴라고 하는 거고요.

그런데 지금이 그때와 차이점은 있죠. IT 버블때는 기업들의 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거품이에요. 새롬기술처럼 주가가 100배 이상 오르는 말도 안되는 거품이었던 거예요. 하지만 지금 시장을 주도하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라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실적 대비 거품이 많긴 하지만 이번에 그런 거품이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죠.

Q. 항간에는 '이제 성장주의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성장주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달라서 그런거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성장주, 가치주 얘기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성장주는 이익이 성장하는 '이익 성장주'여야 하죠. 주식이란게 원래 기업의 미래 이익에 투자하는 겁니다. 원래 성장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거죠.


중요한 건 그 기업의 파이프라인(수익원)이나 신기술이 나중에 실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겁니다. '성장주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건 실체 없이 막연한 기대감에 오른 주식이나 밈 주식(테마주)의 시대가 끝났다는 거고요. 미래 이익 실현이 가능한 기업은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죠.

지난 10년 동안 빅테크 기업들이 전체 시장을 이끌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장을 계기로 새로운 이익 창출이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은 뒤쳐질 겁니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명을 메타 플랫폼스로 바꿨고요. 애플은 애플카 사업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텔도 자율주행 사업을 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플랫폼 기반으로 잘 먹고 잘 살아왔던 기업들은 이제 여기서 안주하면 안되는 겁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성공시키는 기업은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거고요. 그렇지 않고 여기서 안주하면 이제 끝나는 거죠.

Q. 부장님은 20여년 간 증권업계에 있으면서 수 많은 위기를 겪으셨는데요. 지금같은 폭락장을 처음 겪는 주린이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제가 1996년 1월 증권사 입사하고 1년 뒤에 IMF 위기가 왔습니다. 그때 코스피가 1000포인트에서 200포인트까지 폭락했어요. 당시에는 내 종목이 하한가면 행복했어요. 나머지는 다 상장폐지였거든요. 그랬던 시장이 1년 반만에 다시 1000포인트로 회복합니다. 그러다 IT 버블을 맞고 다시 500포인트대로 떨어졌어요. 그렇게 한 동안 박스권에 있다가 2000포인트대로 올라온 겁니다.

그 다음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죠. 코스피가 2000에서 900대까지 빠지는데 하락 기간은 1년밖에 안됐어요. 다시 원위치했습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때는 2100에서 1700정도로 떨어졌는데 기간은 3개월뿐이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양적긴축을 했던 2018~2019년에는 1년 반 정도 조정 받았어요. 당시 고점 대비 하락폭이 22%였습니다. 지금 하락폭은 이미 그때와 비슷해요. 코스피가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11개월째 하락 중인데 아무리 심각한 위기를 맞았어도 조정 기간은 1년 반을 넘기지 않았어요. 물론 나중에 지금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와서 지수가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반등은 분명 있거든요. 내가 시장에서 빠져 나오더라도 반등장에 빠져 나와야지 지금같은 하락장에서 빠져 나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에 삼성전자가 액면분할하기 전 얘기인데요.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액면분할 후 기준 2만원)을 넘어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제 고객분들이 삼성전자에 왕창 투자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주가가 내려오더니 95만~100만원 사이에서 굉장히 오래 있었습니다. 그때 욕 엄청 많이 먹었어요.

삼성전자 지금 주가는 6만원대입니다. 고점 대비 30% 빠졌는데도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하면 300만원이에요. 이런 주식을 예전에 100만원대에 사 놓고 엄청 힘들어 한 거예요. 시장이란게 이런 겁니다.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이 성장성 있고 건실하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결국 시장은 다시 올라갑니다. ☞박병창 부장과의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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