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외고 존치 막는게 사명, K-에듀 대안 모델 만들 것"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2.05.25 09:10

[인터뷰]"선생님들 행정 부담 최대치로 줄이고, 창의융합형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종합적 대안 제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 세계가 부러워 하는 'K-에듀'(Education)의 대안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민주화를 통해 좋은 교육에 대한 모델과 상은 어떻게 보면 실현됐고, 한 단계 높은 대안적 비전이 부재한 상태"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사회개혁 운동에 이어 국가 체제에 대한 거시적 개혁 모델에 대해 글을 쓴 적도 있고, 8년간의 미시적 행정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교육을 어떻게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혁신해 낼 것인가 고민이 있다"며 "선생님들의 행정 부담을 최대치로 줄이고, 창의융합형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종합적 대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조 후보는 특히 서울형 쓰기중심 수업평가혁신을 통해 '한국형 바칼로레아'(KB)의 길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감 시절 토의·토론 기반의 쓰기 수업·평가 모델 'CLASS'를 개발해 학교에 보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쓰기중심 수업평가혁신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이제 현장 적용을 통해 일반화 모델을 만들어 확대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기초 학력 저하 문제에 대해 "진보 교육감의 정책적 실패 문제로 환원해서 설명할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특성"이라면서 "두터운 학습 중간층을 만들어내겠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서울가나다'와 '서울구구단', '서울ABC' 등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추진하겠다는게 그의 복안이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 존치 정책에 대해선 단호하게 맞서겠다는 각오다. 조 후보는 "수직 서열화 된 고교 체제를 수평적 다양성이 보장되는 구조로 바꾸고, 고교 진학 단계에서 무리한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제 사명"이라며 "어쩔 수 없이 중앙정부와 대립하는 일이 생긴다면, 피할 수 없다고 본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다음은 조 후보와의 일문일답.

-'아빠 찬스를 막겠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발표한 공약과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난다.
▶결국은 아빠 찬스라는 게 결국 부모의 재산과 인맥의 영향이다. 대치동에 대로변의 한쪽에는 수천만 원의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있는 반면 다른 쪽에 있는 학생들은 지역아동센터에 간다. 공교육 안에서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면, 부모의 재력과 인맥이 취약해도 학생이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영어, 수학 등 사교육 수요가 많은 과목에 대해 획기적인 혁신을 하겠다. 또 입시 컨설팅 사교육이 부모의 경제력이 작동하는 굉장히 중요한 통로니까 공교육이 365일 24시간 전문적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진보 교육감이 학력 저하를 가져왔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초 학력 회복이 이번 선거의 주된 화두인데.

▶우선 2019년 전수 조사가 없어진 이후 전수 조사 기반의 학력 저하를 입증할 수 있는 건 없다. 진보 교육감의 정책적 실패 문제로 환원해서 설명할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특성이라고 본다. 성적 중심의 공부로부터 이탈하는 학습 행동, 영상 매체 선호 양상 등 새로운 특성에 맞춰 노력이 필요하다.

학습 중간층을 어떻게 확장하고, 견고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서울가나다', '서울구구단', '서울ABC' 등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추진할 것이다. 학교 내 느린 학습자 지원 다중지원팀 구성도 대폭 확대하고 학습·정서심리·복지 통합 맞춤형 지원도 강화할 것이다.

-8년간 해왔던 정책 중에 아쉬운 부분을 꼽는다면.
▶읽기, 질문, 탐구, 토의토론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형 쓰기 중심 수업 평가 모델인 'CLASS 수업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이제 현장 적용을 통해 일반화 모델을 만들어 확대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 이 쓰기중심 수업평가혁신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지난 8년간 수많은 혁신을 이뤄내고 미래를 준비했지만, 그중 학교 수업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 것은 이 수업평가 혁신이라 생각한다. 학교의 자발적 역동성과 이 모델이 결합한다면, 국제 바칼로레아(IB)의 방법론에 근접하는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형 바칼로레아(KB)로 가는 하나의 중요한 선도 실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희연 3기'이 구체적인 모습은.
▶다른 교육감이 못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사회개혁 운동에 이어 국가 체제에 대한 거시적 개혁 모델에 대해 글을 쓴 적도 있고, 8년간의 미시적 행정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교육을 어떻게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혁신해 낼 것인가 고민이 있다.

K-에듀(Education)의 대안 모델을 만들겠다. 그런데 이제 그동안 30여년간의 민주화를 통해서 좋은 교육에 대한 모델과 상은 어떻게 보면 실현됐고, 한 단계 높은 대안적 비전이 부재한 상태다. 이제부터 창조의 길이다. 선생님들의 행정 부담을 최대치로 줄이고, 창의융합형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종합적 대안을 만들겠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안정적으로 1위를 하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결과이어야 한다. 선거 승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이 점에서 지금 진행되는 선거 상황이 안타깝다. 정책과 비전을 놓고 소통하고 토론하기보다, 당선 그 자체만을 목표로 한 비방이 난무한다. 나는 배제나 혐오 부추기기가 아닌 정책과 비전 토론을 중심에 놓고 선거를 치르고 싶다. 선거 결과는 섣불리 예상하고 싶지 않다.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다.

-윤석열 정부가 자사고·외고 존치 방향으로 간다면 갈등이 예상된다.
▶새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다. 이런 영역에선 중앙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 하지만 수직 서열화 된 고교 체제를 수평적 다양성이 보장되는 구조로 바꾸고, 고교 진학 단계에서 무리한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앙정부와 대립하는 일이 생긴다면, 피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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