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막강 군사력을 갖춘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면 30분 내에 우크라이나(국방순위 25위) 주요 도시가 초토화하고, 일주일이면 수도가 함락할 것이라는 군사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간 지 오래다. 3개월이 지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러시아군의 붕괴 및 우크라이나군 반격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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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점령한 우크라 영토 28%→20%━
이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와 자국 본토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북부 도시 상당수를 수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 입장에선 마리우폴·헤르손 등 항구도시를 비롯해 친러 세력이 밀집해 있는 돈바스 일대에서 영향력을 키웠지만, 관리 소홀로 점령지를 내준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체르니히브·하르키우 등 북부도시를 되찾았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러시아에 빼앗겼던 영토의 4분의 1을 탈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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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피해 눈덩이…러軍 사망자도 속출━
난민 수도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이달 23일 기준 6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으로 몸을 피했다.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지만 살던 주거공간이 파괴돼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 피난민은 800만명을 웃돈다.
러시아도 약 1만5000명 안팎 병력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개월 만에 잃은 병력이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9년여간 진행된 전쟁의 전사자와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979년 발발한 옛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소련군 공식 사망자수는 1만4453명이다. 당시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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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개월, 이 전쟁 어떻게 될까━
현재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조만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강화하고, 러시아군이 병력을 추가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I)의 마이클 클라크 전 소장은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심한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종전은 내년 또는 이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일각에선 러시아군의 붕괴로 전쟁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군이 군사작전을 포기한 마리우폴,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일부 지역은 러시아 관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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