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에도 호박에서 '인증샷'을 남긴 뒤 이달 29일까지 열리는 '2022 아트랩 페스티벌'(이하 아트랩)을 보기 위해 리조트 내 아트스페이스로 발걸음을 옮기는 호캉스족들이 눈에 띄었다. 아트랩은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예술 창·제작 지원을 위해 2019년부터 시작한 대규모 예술 전시다. 2020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아트 작가로 유명한 문준용씨가 지원작가로 참여해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행사가 취소됐다.
눈에 띄는 작품은 스튜디오 수박·티슈오피스·표표 세 아티스트 그룹이 참여한 설치작품 '퍼펙트 패밀리'다. 급격한 인구구조 및 공동체 인식 변화로 가족이 해체되는 시대상을 예술에 투영했다. 가족을 빌려주는 가상기업을 메타버스에 만들고 관람객이 원하는 가족을 직접 대여하는 상황극 퍼포먼스를 펼친다. 실제로 관객들은 저마다 다른 모델들의 '거래 기준'에 맞춰 30분 간 친구를 대여하는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 박혜수 작가는 "이른바 휴먼 렌탈 서비스로 미래사회에선 필요할 때 사람을 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작그룹 'oOps.50656'은 파라다이스시티 클럽 크로마의 스테이지를 활용해 대형 오디오비주얼아트 작품 '오르가노토피아(Organotopia)'를 선보였다. 문화재청이 지정한 문화재의 특성과 산림의 풍경, 자연의 소리를 재구성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질문한다. 서수진 작가와 코린스키가 협업한 '화이트아웃(whiteout)'은 자연과 가장 동떨어진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활용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오가는 밀밭을 꾸몄다. 서수진 작가는 "코로나19 같은 인간중심적 행동으로 결국 인간도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란 접근을 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아트랩을 통해 레저와 예술을 아우른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술성을 강조하다보니 주제가 난해한 측면이 있고, 표현이 선정적인 경우도 있어 어린이나 가족단위 고객을 모두 아우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관객들이 예술을 체험하는 수준을 넘어 예술과 하나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면서 "삶과 예술, 기술, 인문학이 하나로 융합될 멀지 않은 미래를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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