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삼성공장서 돌연 "투표…" 왜…선거로 본 외교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2.05.23 16:23

[the300][한미 정상회담 성과]

(평택=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평택 삼성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돌연 '투표'를 언급했다. 현장에는 삼성의 미국 협력사로 미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KLA 소속의 '피터'라는 미국인 직원이 있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피터로부터 KLA와 삼성의 협력 관계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투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반도체 협력을 부각한 행보에 나선 와중에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상당히 의식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정권 중반기 치러지는 상·하원선거(중간선거)는 '정권 중간고사' 성격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고(高) 인플레 여파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선이 붕괴된 상태에서 '미국 제조업 부흥'이라는 업적을 과시할 무대를 한국에서 찾았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윤 대통령의 리더십·외교 안보 비전을 강조하는 계기로 부각하고 있다.


격전지 조지아에 韓 투자, 바이든 '땡큐…땡큐'



(서울=뉴스1)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2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환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2022.5.22/뉴스1

특히 미국 중간선거의 격전지로 예상되는 곳은 조지아주인데 우리 기업이 투자를 늘린 지역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달 20일(현지시간) 55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 등 투자 협약을 체결한 상대방이 바로 조지아 주정부다.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했던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던 SK이노베이션 공장(2019년 착공·1단계 투자에 3조원)도 조지아주에 있다.

원래 조지아주는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텃밭으로 불려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재검표까지 가는 경합 끝에 조지아주에서 1만2000여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겼고, 한국의 대미 투자로 '조지아 고용창출' 효과를 챙기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5년까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등 사업을 위해 미국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두 합쳐 105억달러(13조3000억원)의 대미 투자계획을 현대차그룹이 며칠 새 연달아 내놓은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정 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땡큐'를 거듭 언급했다.


美와 경제 분야 밀착 강화 관측 과거부터 존재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21/뉴스1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1일 열리 한미 정상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핵심 성과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확인한 것"이라며 "대북확장 억제를 얘기하고 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한편, 경제안보기술동맹을 구축하는 실질적 합의다. 이는 실천하는 한미동맹"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22일 "대통령 하나 바꿨는데 대한민국 국격이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은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조율돼 왔다는 점에서 '윤석열=국격론'에 선을 긋는 한편 한국 측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두고 '외화내빈'이라고 규정했다. 중국 측의 반발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경제 분야 밀착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과거부터 존재해 왔다. G2(미국·중국) 패권 갈등이 심화한 여건에서 대미 기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국 측과 협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산업계나 학계에서 제기돼 왔다. 우리나라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미국 측의 집권 세력이 어디이든 한미가 동맹 강화 노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는 힘을 받아왔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기 때부터 IPEF 추진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 또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5월 한미 정상 회담 공동성명에는 양국이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해 상호 호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합의문 이행 등 구체화 관건…中과 관계, 외교의 몫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사흘을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7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2.5.7/뉴스1
정상회담이 끝나면서 양국 간 합의가 현실에서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도 관건이다. 공동성명에 실린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EDSCG 재가동이 실질적인 대북 억지 효과를 가져올지, 미측이 대미 투자 확대에 따라 한국 기업에 보장할 인센티브 수준은 어떨지 등이 관건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EDSCG의 경우) 협의체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는 이전과 다른 높은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고, 미측 대외 전략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미국의 정책 방향은 동맹의 기여·책임·비용 분담을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대한 한국의 대처는 '외교의 몫'이 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3일 한미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통해서 우려를 해소하고 상호 존중하면서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하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은 우리 외교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자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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