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개인간 거래 플랫폼(C2C) 이용자가 늘면서 사기 등 분쟁 역시 급증했다. KISA가 지난해 접수한 전체 ICT분쟁조정 건수(5163건) 중 C2C 조정신청이 4177건으로 전체 80.9%를 차지했다. 2020년 906건에서 1년 새 네 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KISA에 따르면 전체 분쟁건수 중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에서 발생한 분쟁이 66.3% 였으며, 쇼핑몰(오픈마켓, 홈쇼핑) 18%, 기타(카페, 블로그, 소셜미디어 등)가 15.7% 등이었다. 중고 스마트폰과 에어팟 등 전자제품, 기프티콘 등 상품권, 중고 명품가방 등 물품 분쟁으로, 주로 물품 거래 시 언급되지 않았던 하자가 발견돼 환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구매를 원한 물품과 배송받은 물품이 다른 경우 등이 많았다.
각 중고거래 플랫폼 별 분쟁건수는 지난해 기준 △당근마켓 1620건 △번개장터 973건 △중고나라 780건 등이었다. 특히 번개장터 분쟁은 전년(121건) 대비 8배 가량 급증했다. 전홍규 KISA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번개장터는 최근 MZ세대(1980년 후반에서 2000년대 출생한 세대) 사이에서 중고 명품이나 최신 유행 상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관련 거래와 분쟁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ISA는 현재 소비자 피해와 사업자 분쟁 예방을 위해 ICT분쟁조정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서는 온라인 광고와 중고거래 피해 등을 접수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 분쟁을 조정한다. 분쟁조정 결과는 소송 결과처럼 강제력은 없지만, 비용부담 없이 빠른 해결이 가능하다. 전 사무국장은 "조정위원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중재안을 제시해주므로 개인끼리 조정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기행위 모니터링 강화도 대안 중 하나다. 경찰청과의 협업을 통해 사기 거래 이력이 있는 계좌번호를 확인해, 이 계좌와 거래하려는 이용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각 사업자들은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이용자 활동패턴을 분석해 사기행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사기피해가 반복 접수되는 등 분쟁피해가 급증할 경우 각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주의보'를 발령하는 것도 추진한다.
홍현표 ICT분쟁조정지원센터장은 "각 사업자들과 분쟁예방 캠페인도 진행 중"이라며 "급증하는 개인간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각 사업자들과 더욱 긴밀히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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