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타겟 쇼크' 또 올까...美증시 바닥은 어디? [월가시각]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 2022.05.22 07:25
A person shops at a Trader Joe's grocery store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New York, U.S., March 10, 2022. REUTERS/Carlo Allegri

"이번주 증시 방향은 실적을 발표할 소매업체들에 달렸다"

지난주 월스트리트가 월마트, 타겟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어닝 미스'에 흔들렸다. '과매도 상태'라는 진단 속에서 반등이 예상됐던 뉴욕증시는 이들의 실적 부진 속에서 무너져 내렸다. 단순한 실망감이 아니라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 속에서 비용이 치솟고 있고, 이 여파로 소비자들도 흔들리고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봤기 때문이다.

지난주 충격이 더 컸던 것은 4월 미국 소매판매 수치가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소비지출이 전년 동기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의 대표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예상을 밑돌았다. 단적으로 운송·인건비 부담이 실적을 방어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에버코어 ISI의 줄리안 에마누엘 주식파생퀀트전략 헤드는 "많은 소매업체들이 이번주 실적을 내놓을 예정으로, 지난주의 폭발적 상황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이들의 실적을 세심하게 뜯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코스트코,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울타 뷰티, 메이시스, 딕스, 달러 트리, 달러 제너럴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통기업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볼 전망이다. 만약 이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이미 매우 민감해 진 주식시장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밝지 않은 분위기이지만, 월가는 시장의 '바닥 찾기'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S&P500지수는 장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1월 최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회복하며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시장은 일단 S&P500이 '약세장' 영역에 진입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장중 기준으로 하락폭이 20%에 도달하면 약세장에 들어선 것으로 간주하지만, 다른 이들은 약세장이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종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에마누엘 헤드는 "최근 증시 움직임은 하나의 과정"이라며 "지난주 바닥을 돌파하는 증시 움직임은 상당히 무서웠는데, 이런 작업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장중 최저점을 찍고 올라온 것은 매수 기회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고, 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증거"라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연말에는 더 높은 주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도 나온다. 알파TrAI의 맥스 고흐만은 "S&P500이 뚜렷한 패닉 징후 없이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직 바닥이 가시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점을 확인하기 위해선 거래량을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서스케한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 머피 파생상품전략 공동헤드는 "저점 확인을 위해선 거래량이 급증하는 것을 봐야 하는데, 현재 거래량은 인상적이거나 압도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일반적으로 바닥 수준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을 항복의 표시로 본다"고 말했다.

센티먼트레이더스의 제이 케펠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TV에 "우리는 두려움이 있고 의심과 불안이 있지만, 아직 항복하지 않았다"며 "아직 사람들은 주식을 투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보면 모든 큰 하락은 VIX지수가 40이나 45로 치솟을 때 나오는데, 현재 수준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CBOE 변동성 지수)는 지난 금요일 29.43을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