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격론 속 한덕수 인준 찬성…거듭 악재 지방선거 역풍 '우려'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2.05.20 19:52

[the300]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한국생상선본부에 출근하고 있다. 2022.05.20.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진통 끝에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후보자 지명 47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장 3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내부 표결을 거쳐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찬성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날까지도 한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강했다. 하지만 6·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자 민심 역풍을 우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총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들이 찬성하기로 한 것은 한 후보자가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의 능력, 자질, 도덕성 모두 미달한다는 것을 저희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가결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지금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여러가지 대내외적인 경제상황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의 긴장구조, 이런 상황에서 총리 자리를 오랜 기간 비워둘 수 없다는 점, 또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야당이 막무가내로 발목잡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인사참사에 대해 저희가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아직 임명되지 못한 장관도 있고 임명됐지만 부적격한 인사들에 대해서 저희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다. 더 이상 민심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점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을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부적격자를 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 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운영에 있어서 이런 부적절한 사례가 중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새 정부 첫 총리라는 점을 감안해 윤석열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해서 국민의 삶을 제대로 책임질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의견을 모았다"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한반도 안보위기, 포스트 코로나 등 일하라는 국민의 뜻만 받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도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지 말고 진정성 있는 협치와 통합의 의지를 실천해주기를 국민과 함께 강력히 촉구한다"며 "한 후보자는 부적격하지만 인준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에 앞서 의장석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0.

지난주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재가하자 민주당은 "협치의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한 후보자 인준을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악재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강욱 의원이 비공개 온라인 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해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됐고 김원이 의원과 보좌진들이 성비위를 저지르고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책위원회 의장까지 지낸 3선의 박완주 의원은 성비위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됐다.

이처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듭된 악재에 당내에서는 민심 역풍 우려가 제기됐다. 가뜩이나 연이은 성추문으로 당의 이미지가 깎였는데 새 정부 출범 이후 발목만 잡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직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직전 당대표였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인준안을 가결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선거가 코앞인데 계속해서 총리 인준안을 붙들고 있어봤자 도움이 되는게 하나도 없다"며 "선거를 직접 뛰는 선수들이 인준안 가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의총에서는 아예 선거가 끝난 뒤에 본회의를 다시 열어 표결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결국 가결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당내 의원들에게 친전을 돌리면서까지 한 후보자 인준에 반대했던 강병원 의원은 이날 인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소셜미디어에서 "인준 반대가 당의 공식 입장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부족했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고심하며 인준 가결로 뜻을 모은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43%, 민주당이 29%로 나타났다. 조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90%)·유선(1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4. 4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5. 5 "40억→135억 됐다"…김수현 3채 보유한 이 아파트, 어디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