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혼자 살며 가장 힘든 점은 외롭다는 것"이라며 "친구들도 가족이 있고, 딸 둘도 학업으로 바쁘니 1년에 두어 번 만나는 게 전부"라고 털어놨다. 이어 "가족이 있는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혼자 밥 먹기 싫으니 끼니 등도 챙기게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씨가 어디에 쉽게 혼자 사는 것에 대한 고충을 말하기란 어렵다. 이씨는 "먼저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말하지 않는다"라며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라고 했다.
이씨가 두려운 건 퇴직 후다. 이씨는 "지금은 직장이라도 있으니 주기적으로 가는 곳이 있고, 동료도 있어 덜하지만 일을 그만둔 뒤에는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며 "건강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외로움'만이 문제는 아니다. 중장년 1인가구는 경제적 자립으로 안정된 세대로 보이지만 가족 부양 부담이 크고, 고시원이나 쪽방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층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50대 박모씨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장기 투숙객 중 중장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젊은이들은 학교, 학원을 가기 때문에 자주 마주치지만 중장년 중엔 홀로 갇혀 나오지 않아 보기 힘든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 1인가구가 청년과 노년 1인 가구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며 사회적 관계의 개선, 일자리 지원, 다양한 복지 정책 분야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양숙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로움도 결국 일자리, 주거와 이어져 있다"며 "일자리가 없으면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심리·정서적으로 위축돼 우울감이 증가하거나 주변에 친구들이 떠나 외로움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중장년이 늙어서 결국 노년 1인가구가 되기 때문에 국민 세금 부담 등의 측면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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