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한 언니 준다며 '신종 먹튀', 나도 당했다"…돈 달라니 황당 대답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2.05.19 13:31
최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한 먹튀범이 유산한 언니를 언급하며 음식을 주문한 뒤 잠수를 타고 있다./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유산한 언니가 있다며 음식을 주문한 뒤 결제하지 않은 '먹튀범'(먹고 튀는 사람)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19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이 같은 먹튀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먹튀범은 유산한 언니의 집으로 배달시킬 거라며 주문을 넣고 결제는 언니 대신 자신이 후불로 하겠다고 가게에 요청하는 수법을 썼다.

또 본인이 상을 치르고 있어 바로 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배달을 먼저 해주면 나중에 계좌로 돈을 부치겠다고 말한 다음, 음식만 받은 뒤 연락을 끊은 것으로 파악된다.



"상중이라 배달받고 이체하겠다"


자영업자 A씨는 지난 9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수원 인계동 먹튀 조심'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먹튀범이 주문한 내역을 공개하며 "배달 가게를 상대로 먹튀하는 분인 것 같다"고 했다.

A씨가 올린 영수증에는 '문 앞에 놓고 문자 주세요! 유산한 언니 시켜주려고 하는데 상 중이라 배달받고 계좌이체 해드려도 괜찮으실까요 메시지 부탁드려요 벨 누르지 말아주세요'라는 요청 사항이 적혀 있었다. 먹튀범은 이 가게에서 4개 메뉴를 주문했다. 주문 금액은 총 3만원이었다.

A씨는 "입금 후 조리한다고 하면 잠수를 타고 좋은 마음으로 배달을 보내면 먹튀를 한다"며 "저한테 번호가 있어서 저장해 보니 카카오톡 실명 인증이 안 된 사람이었다"고 했다.

배달 전문 카페를 운영하는 B씨가 지난 2일 먹튀범에게 피해를 당했다./사진=B씨 제공

앞서 지난 5일에도 배달 전문 카페를 운영하는 B씨(26)가 같은 커뮤니티에 '사장님들 신종 먹튀 조심'이라는 게시물을 남겼다. B씨는 글에서 "4일 전 언니가 임신 중이라며 한 손님이 카페로 연락을 줬다"며 "손님의 마음이 너무 예뻐 보여서 나중에 이체해준다고 했을 때 흔쾌히 오케이를 해버렸다"고 밝혔다.

B씨는 "그런데 배달이 끝나고 입금하기로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연락을 했을 때 그쪽에선 또 한 차례 입금을 미뤘고 갑자기 본인이 수정관 시술을 받았다느니 헛소리를 시전했다"라고 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 전화를 걸었을 때 제 번호는 차단돼 있었다"며 "결국 연인 휴대전화로 연락해 경찰에 사건 접수를 한다고 하니 입금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배달 전문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지난 2일 먹튀범에게 피해를 당했다./사진=B씨 제공




"당한 사장 한둘이 아냐"


B씨가 머니투데이에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먹튀범은 지난 2일 새벽 1시29분쯤 박씨에게 "언니 모르게 챙겨주려고 한다"고 주문 문자를 보냈다. 당시 그는 버터 쿠키 2개, 에그타르트 2개, 쿠키 2개, 뜨거운 아메리카노 1잔, 차가운 라떼 1잔, 케이크 1개, 쿠키앤크림 쿠키 1개 등 총 3만8000원어치를 시켰다.

이후 A씨가 입금을 요청하자 '모바일뱅킹이나 인터넷뱅킹을 못하는 상황이라 은행을 가야 합니다', '남의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하면서 이득 챙기지 않아요', '영천에서 발인하고 오늘 올라갑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

A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커뮤니티에 올린 댓글을 보면 당한 사장님이 한두 명이 아니"라며 "이런 사건이 널리 알려져 피해 보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와 B씨 외에도 해당 커뮤니티에선 '방금 이 사람한테서 5만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이거 저희 신랑도 당할 뻔했다', '오늘 옆집 한식집 사장님도 당했다' 등 비슷한 피해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한 먹튀범이 유산한 언니를 언급하며 음식을 주문한 뒤 잠수를 타고 있다./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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