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뿔날라...코스맥스, 中 나홀로 성장에 중복상장 불투명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22.05.20 08:26
코스맥스가 중국 법인(코스맥스이스트) 실적 성장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중국 법인을 국내 증시에 중복 상장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국 사업 비중이 커질 수록 '알짜 사업'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쪼개기 상장을 강행했던 모회사(LG화학, 카카오)들의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올해 中 영업익, 韓보다 100억 많을 듯"


19일 코스맥스에 따르면 1분기 중국 법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억원으로 국내(100억원)을 제쳤다. 중국 법인 영업이익은 12.3% 증가한 반면 국내는 39%가 급감한 탓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연간으로도 중국 법인 영업이익은 750억~760억원, 국내가 630억~640억원으로 예상한다.

코스맥스의 중국 법인은 지난해부터 비약적으로 실적이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 뛰어올라 649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까지만해도 3분의 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1%에 육박한다. 중국 현지 화장품들이 도약하면서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은 타격을 받았던 데 반해 코스맥스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보니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 성장의 과실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간 중국에서 △에센스 △클렌징 △베이스 △립 관련 신제품 의뢰건수가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사업은 1분기 이익률이 낮은 제품 비중이 높았던 데다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으로 이익률이 훼손됐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력 채용에 나선 점도 부담이 됐다. 코스맥스는 올해 마이크로 브랜드 고객사와 개인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겨냥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 1월에는 온라인으로 화장품 개발 의뢰서를 접수하면 코스맥스 연구원들과 함께 브랜드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코스맥스 플러스'를 론칭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 약 90명을 신규 채용했고 지난해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으로 국내 인건비가 약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주가 28% 급락했는데..."FI와의 약속 지켜야"


이런 상황에서 코스맥스이스트가 증시에 중복 상장되면 모회사인 코스맥스의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가속화되고 있다. 코스맥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28%가 급락했다. 코스맥스이스트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해 말 대표주관사로 대신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했다.


코스맥스이스트의 최대주주는 코스맥스(90%)다. SV인베스트먼트가 재무적투자자(FI)로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SV인베스트먼트 투자를 받을 당시 2023년까지 상장하기로 계약했다. 이를 지키기 위해 상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쪼개기 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부담이다.

특히 코스맥스는 2014년에도 인적분할 후 중복상장을 통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키운 바 있다. 코스맥스는 2014년 인적분할을 통해 코스맥스비티아이(존속법인)와 코스맥스(신설법인)으로 나눠졌다. 이후 대주주들이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주식을 지급하는 코스맥스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면서 분할 전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과 배우자인 서성석 코스맥스 비티아이 회장의 지배회사(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은 총 21.1%에서 54.63%로 불었다. 장남인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의 지분도 1.1%에서 2.85%로 증가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예상보다는 늦어지고 있지만 코스맥스이스트의 상장 계획은 유지 중"이라면서도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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