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1원 내린 127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여전히 1270원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평균 환율 1144원보다 130원 가량 높다.
최근의 환율 오름세는 미국의 통화 긴축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안전자산 심리 선호가 주된 이유로, 시장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도 최근 외환당국의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조찬 회동 후 환율과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외환시장의 안정이 필요해 중앙은행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는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며 "(환율 수준에 대한 평가는) 언급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만 말했다.
외환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에 의한 것이라 개입에 나서도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7일(미국 현지시간) 현재 104.2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90.16)과 비교해 달러화 가치가 15% 이상 오른 것이다.
또 적극적인 개입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도 외환당국이 사실상 환율 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추정했다. 이에 비춰볼 때 강달러 현상이 연말까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까지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두고 있다"며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가 완화될 수는 있어도 연말까지 강달러 흐름이 반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당국이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며 "적극적인 개입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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