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수고 하지마라"…터키, 핀란드·스웨덴 역사적 결정에 '찬물'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5.17 08:05

에르도안 대통령,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반대 재확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신청을 공식화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한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규정에 따라 핀란드와 스웨덴이 신규 동맹국이 되려면 기존 30개 동맹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터키가 반대하면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은 무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에 제재를 가한 국가들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테러 조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19년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것에 대해 무기 금수 조치 제재를 시행했고, 핀란드와 스웨덴도 동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스웨덴을 '테러 조직의 부회장(hatchery)'이라고 표현하며 "테러 조직이 그 의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테러 조직'은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뜻한다. PPK는 터키 북동부, 이라크 북부, 시리아 동북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스웨덴 의회에는 쿠르드족 의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를 두고 터키 측은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이라고 지적하며, PPK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하게 되면 나토가 '테러 조직 대표가 집중되는 곳'이 될 것이라며 두 국가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오는 23일로 예정된 두 국가 대표단의 앙카라 방문과 관련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오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며 "실례지만, 그들(핀란드와 스웨덴 대표단)은 우리를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핀란드와 스웨덴 대표단이 이번 방문에서 터키의 찬성을 끌어내려고 하겠지만, 터키의 반대 입장이 확고해 대표단의 방문이 헛수고가 될 거란 얘기다.


BBC 등 주요 외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을 공식화한지 몇 시간 만에 (나토 가입)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두 국가의 역사적 결정에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핀란드와 스웨덴은 터키의 반대와 러시아의 군사적 도발 경고에도 나토 가입 신청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열린 안보 정책 토론 후 열린 스톡홀름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 신청을 공식화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스웨덴과 스웨덴 국민에게 최선은 나토 가입"이라며 핀란드와 함께 이날 또는 오는 17일이나 18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했다.

핀란드 정부는 스웨덴보다 먼저 나토 가입 의사 신청 결정을 공식 발표하고, 의회 승인을 거친 뒤 나토 본부에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고, 외신은 내주 두 국가의 나토 가입 신청서 제출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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