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광장시장 쇼핑"…尹대통령이 보여준 '격식 파괴'의 현장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2.05.16 05:50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한 신발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 주는 '민생'과 '격식 파괴'로 요약된다.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 기조로 삼되 업무 방식에선 '프리스타일'을 선보였다. 취재진들과 문답을 주고받는가 하면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일상을 드러내 '소통' 대통령의 면모를 보였다.

1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맞는 일요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출근해 현안 점검과 국회 시정 연설을 준비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 휴일을 맞아 김건희 여사와 강남 신세계백화점에서 신발 쇼핑을 하고,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 등을 포장한 뒤 남산 한옥마을 산책을 했다. 윤 대통령의 '토요 나들이'는 주요 참모들도 모르게 이뤄졌고,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 동행했다.

윤 대통령의 차별화된 대언론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과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출근하며 청사 로비에서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진행했다. 청와대 내 관저에서 집무실을 오가던 전임 대통령들은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의 취재진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파격 행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된 장관도 임명하나'란 취재진 질문에 "오늘 일부만"이라고 답했다.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은 취임 첫 주 수석비서관 회의와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경제와 민생을 강조하는 동시에 업무 혁신을 촉구했다. 첫 현장 행보로 거시금융점검회의를 택한 것도 경제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11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우리 국민은 민생고에 허덕이고 있다"며 "각종 지표들을 면밀하게 챙겨서 물가 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 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방식에 있어선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 좀 하라"며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요식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부서간 칸막이도 없애야 한다며 "비서관들이나 행정관들도, 또 수석비서관들이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다른 분야 사람들과 끊임없이 (만나 토론해야 한다), 구두 밑창이 닳아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장관들이 절반밖에 임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전임 정부 장관들을 포함시켜 임시국무회의를 연 것은 '신속한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처리'라는 윤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업무 방식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는 회의체가 아니라 현안에 대해 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첫 주말인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순대, 떡볶이, 빈대떡 등을 포장하고 자택 근처 백화점에서 구두 한켤레를 구입했다. (독자 제공) /사진=뉴스1
'용산시대'를 개막한 윤 대통령의 첫 주 행보는 신선하다는 게 정치권의 평이다. 다만 이러한 '소통' 노력이 인사와 정책 등에 반영돼야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회비서관이 사퇴한 데 이어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 대한 성비위 논란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도 안 돼서 여야 3당 지도부와 16일 '프리토킹' 영수회담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퇴근 시간에 편안한 복장으로 김치찌개에 돼지갈비를 놓고 소주 한 잔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피하자 굉장히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대통령이 시민 속으로 파고들어 친근한, 국민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인사 과정에서의 소통은 별로 없어 아쉽다. 야당과의 만남도 총리 인준 등 압박을 하려는 의도가 커 보이는데 실질적인 의견 교환, 국민들을 위한 소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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