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尹대통령의 주말 나들이에 거는 기대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2.05.16 04:30

[the300]

"저희도 오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와서 뒤늦게 알았습니다. 사진 보고 취재해서 공지했는데 일정 순서가 잘못돼 다시 공지했습니다."

15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주말 나들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백화점 신발 구매로 시작, 광장시장에서 떡볶이 등을 포장하고 남산 한옥마을을 산책하며 마무리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 행보는 주말 내내 세간의 화제였다. 기자들도 대통령실 공지가 아닌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으로 먼저 소식을 접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공개 행보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대통령이 시민들과 가까이 접점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이 또한 하나의 보여주기식 '쇼'란 시선도 있다. 경호와 관련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윤 대통령의 동선이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실시간으로 널리 국민들에게 '감시'되고 있단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적어도 첫 주말 행보를 사전에 탄탄하게 '기획'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광장시절에서 즐겨 찾는 단골집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떡볶이와 순대 등을 포장했다고 한다. 세심하게 기획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도리어 시민들과 오찬을 하며 토론을 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지 모른다. 사진 등으로 추정할 때, 윤 대통령은 별 의도 없이 취임 전의 주말 일상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이고 대범한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주말에 나들이를 한 사실 자체로 국익에 도움되는 건 없다. 야권 지지자들은 "일은 언제 하나"라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다만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갇혀있지 않고 서민들과 가까운 거리를 5년 내내 유지한다면, 5년 후엔 전임 대통령들과 차별화된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 모두 초반엔 대중 친화적 모습을 보이다 달라지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윤 대통령의 '지각' 논란은 오히려 반갑다. 과거 대통령의 업무 시간이 국민들에게 공개된 적이 있던가.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 출퇴근 개념이 없다"고 반박했다. 부디 윤 대통령의 서민친화적 모습이 초기에만 반짝 하고 그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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