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주말 나들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백화점 신발 구매로 시작, 광장시장에서 떡볶이 등을 포장하고 남산 한옥마을을 산책하며 마무리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 행보는 주말 내내 세간의 화제였다. 기자들도 대통령실 공지가 아닌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으로 먼저 소식을 접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공개 행보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대통령이 시민들과 가까이 접점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이 또한 하나의 보여주기식 '쇼'란 시선도 있다. 경호와 관련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윤 대통령의 동선이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실시간으로 널리 국민들에게 '감시'되고 있단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적어도 첫 주말 행보를 사전에 탄탄하게 '기획'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광장시절에서 즐겨 찾는 단골집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떡볶이와 순대 등을 포장했다고 한다. 세심하게 기획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도리어 시민들과 오찬을 하며 토론을 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지 모른다. 사진 등으로 추정할 때, 윤 대통령은 별 의도 없이 취임 전의 주말 일상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이고 대범한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주말에 나들이를 한 사실 자체로 국익에 도움되는 건 없다. 야권 지지자들은 "일은 언제 하나"라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다만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갇혀있지 않고 서민들과 가까운 거리를 5년 내내 유지한다면, 5년 후엔 전임 대통령들과 차별화된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 모두 초반엔 대중 친화적 모습을 보이다 달라지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윤 대통령의 '지각' 논란은 오히려 반갑다. 과거 대통령의 업무 시간이 국민들에게 공개된 적이 있던가.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 출퇴근 개념이 없다"고 반박했다. 부디 윤 대통령의 서민친화적 모습이 초기에만 반짝 하고 그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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