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나토 문 두드리는데…'회원국' 터키는 왜 딴죽?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2.05.15 15:13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선언하면서 나토의 범위 확대가 전망되는 가운데 터키가 변수가 떠올랐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는데 터키가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르면 다음주 중 나토 가입 신청을 할 예정인데 회원국인 터키가 딴죽을 걸고 나섰다.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은 오는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바로 정식 의제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양국의 가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나토 핵심국 미국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지난 13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두 국가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신규 가입은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터키의 반대 사유는 자국의 이익 때문이다. 이들 국가가 터키 내 분리독립 세력인 쿠르드족에 포용적이라는 불만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테러단체의 게스트하우스 같다"며 "스웨덴 의회엔 심지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같은 테러 단체들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PKK는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시리아 북동부 등지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다. 터키 정부는 이를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본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PKK에 우호적이고, 특히 스웨덴 의회에서는 쿠르드족 의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브라힘 칼른 터기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우리는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문제는 터키의 국가 안보 문제"라고 거론하며 PKK 문제를 부각했다.


스웨덴은 에르도안의 발언이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터키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우리의 나토 가입을 이용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 가입) 승인 과정이 항상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는 점을 안다"면서 "승인은 (회원국들의) 국내 정치에 이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터키가 지난 시리아 난민 위기 당시처럼 유럽 국가들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다.

핀란드도 터키의 태도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14일 자국 국영매체와 인터뷰에서 "그걸로 터키가 (나토 가입을) 영원히 방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껏 터키가 던지는 메시지는 그와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터키는 이전에도 나토 내에서 반대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20년엔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구입해 자국에 배치하는 친러 행보를 보여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일단 터키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명시적인 반대를 한 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나토 회원국들 간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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