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간' 걸어 잠그는 인도 "밀 수출 즉각 금지"…식량 위기 더 악화되나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2.05.14 14:51
밀 수확 중인 인도 농부들/AFPBBNews=뉴스1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가 결국 곡간 문을 걸어 잠근다.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밀 수출을 즉각 금지하고 정부가 허가한 물량만 내보내기로 했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 조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한 세계 식량 위기를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밀 수출 정책을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DGFT는 "밀의 국제 가격 상승을 통해 인도와 이웃 국가 및 기타 취약국의 식량 안보가 위기에 처했다"며 식량 안보 확보를 확보하고 이웃 국가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이같은 조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두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밀 수출을 즉각적으로 금지한다. 13일 이전에 취소불능 신용장(ICLC)이 발행됐거나 인도 정부가 타국 정부 등 국제사회의 요청으로 허가한 경우에만 밀 수출이 가능하다.

인도는 약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밀 수출 제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식료품 물가가 급등한 것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발표된 인도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8년 만의 최고치인 7.79%를 기록했다. 특히 소매식품 물가는 8.38%나 올랐다.


인도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국제 밀 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빵, 라면, 과자 등 밀가루로 만든 일상 상품의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공급량이 줄어들어 밀 가격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뛰었다. 이에 인도가 지난달 밀 수출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리면서 밀 부족 사태의 구원 투수로 떠올랐으나, 3~4월 폭염으로 수확량이 줄어 수출 제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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