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주가도…카카오페이 반등 전략은?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2.05.15 13:06

[MT리포트]금융 빅테크 3강 대해부(上)카카오-④

편집자주 |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산업에 활기가 돈다. 혁신과 디지털로 중무장한 빅테크들의 금융영토 확장 행보가 가속화하면서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 3강은 차별화된 색깔과 전략으로 금융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도 생존을 위한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른바 '신주류'로 떠오른 빅테크를 해부하고 금융산업의 변화와 미래를 조망해 본다.

'상장 대박'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할 것 같던 카카오페이가 기대보다 못한 실적에 체면을 구기고 있다.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한 데다, 상장 후 6개월 보호예수물량 해제에 따른 오버행(매도 대기 물량) 우려까지 겹치며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무엇보다 경영진의 무책임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잃어버린 주주와 소비자 신뢰를 되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받은 디지털손해보험사와 카카오페이증권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을 앞세워 반전 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3일 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상장 당시 공모가(9만원)보다 내려간 것이다. 지난해 11월30일 기록한 최고가(24만8500원)와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12일에는 8만5000원까지 밀리며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주가 하방의 결정타는 이른바 'CEO 먹튀' 사건이었다.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상장 한달 여만에 스톡옵션 대량 행사로 주주들의 공분을 샀고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최근 증시 하락과 전세계적인 성장주 재평가로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실적도 기대치에 못미친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약 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약 120억원) 대비 68.4%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1233억원)은 지난해(1071억원)보다 1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적자전환(약 11억원 영업손실)하면서 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카카오페이는 "인건비가 지난해 동기 대비 30.8% 증가했는데, 인력 증가와 연간 인센티브 비용 증가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험·증권으로 반등 노린다


2017년 4월 카카오에서 분사해 설립된 카카오페이는 '국민 금융 플랫폼' 기치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약 5100만명)의 74%인 3788만명의 등록 유저를 확보했다. 단순히 등록 고객만 많은 게 아니라 실제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금융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끌어모았다는 게 강점이다. 실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2156만명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4명은 카카오페이로 금융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존 금융회사들이 각자 영역의 금융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해온 것과 달리 카카오페이는 출범 때부터 신선한 충격을 줬다. '종합 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카카오페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송금 △증권 △대출 △보험 △자동차 관리 △신용관리 △전자문서 △환전 △멤버십 관리 △자산관리까지 모든 생활영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이 뒤늦게 플랫폼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로선 역부족이다. 그러는 사이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를 통해 '내 손안의 PB(프라이빗 뱅커)'로 또 한번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카카오페이 하나만 있으면 모든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우선 보험과 증권 부문 신사업을 통해 주가와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당장 상반기 내 디지털손해보험사를 정식 출범하고 이르면 3분기 첫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등은 상품라인업에서 일단 배제했다. 대신 접근성이 좋은 단기 상품인 △휴대전화 파손보험 △동호회 보험 △여행자보험 △홀인원보험 등 생활밀착형 상품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바이크·대리기사 소액 단기보험이나 카카오커머스와 함께하는 반송 보험 등도 고려 중이다.

얼마 전 정식 출시된 카카오페이증권 MTS에 거는 기대도 크다. 최근 MTS를 기반으로 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톡에서 종목을 공유하고,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조만간 간단한 주식거래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신용융자, 주식담보, 매도대금 담보, 대주거래 등 다양한 대출 서비스도 하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오프라인 소비 증가 추세에 발맞춰 오프라인 결제처도 확대한다. 테마파크나 대학가, 쇼핑몰, 그리고 나아가 해외 가맹점까지 제휴를 늘릴 계획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카카오페이 핵심서비스의 편의성 향상을 통해 비용효율적 성장을 추진하고,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출범시켜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것"이라며 "마이데이터나 송금 등 트래픽을 일으키는 서비스와 수익창출을 일으키는 서비스의 연결고리를 명확히 해 수익적으로도 카카오페이의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 상황 악재…주주·소비자 신뢰 회복은 과제


과제도 작지 않다. 당장 경영진 먹튀에 따른 주주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 내부 직원들의 동요도 잠재워야 한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경쟁사와의 '연봉 인상 경쟁'과 스톡옵션 사건에 대한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올해 초 성과급과 별도로 전직원 연봉을 1000만원씩 올렸다. 복지지원금액도 360만원씩 늘리기로 했다. 이런 조치는 비용 상승에 따른 실적 하방 압력 요인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대외적 상황도 만만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 등으로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도는 줄어들기 마련이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성장주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주가는 더 큰 폭으로 빠진다.

카카오페이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자 SK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카카오톡을 통한 주식거래, 디지털 손해보험사 등 성장세가 확대되며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4분기 연속 영업적자에 따른 수익성 개선 지연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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