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페이 동반자? 경쟁자?···시너지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2.05.15 13:05

[MT리포트] 금융 빅테크 3강 대해부 (上) 카카오-②

편집자주 |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산업에 활기가 돈다. 혁신과 디지털로 중무장한 빅테크들의 금융영토 확장 행보가 가속화하면서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 3강은 차별화된 색깔과 전략으로 금융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도 생존을 위한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른바 '신주류'로 떠오른 빅테크를 해부하고 금융산업의 변화와 미래를 조망해 본다.

카카오 금융의 양대 축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다. 카카오 그룹 내에선 동반자지만 금융시장에선 경쟁자이기도 하다. 계열사의 독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카카오의 경영 방침을 감안하면 두 회사 모두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카카오 안팎에서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경영진의 출신부터가 다르다. 카카오페이를 설립한 류영준 전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의장과 같은 삼성SDS 출신으로 동료들과 함께 핀테크(금융기술기업)로 넘어왔다. 반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비롯한 초기 임직원들은 2014년 카카오와 합병한 다음 출신이 다수다. 인적 접점이 크지 않다.

서비스 시작은 카카오페이가 빨랐지만 시장 가치는 카카오뱅크가 앞선다. 먼저 시장에 안착한 것도 카카오뱅크다. 기업공개(IPO·상장) 과정도 경쟁적이었다. 내부적으론 카카오페이가 먼저 상장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됐으나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석달 빨랐다. 카카오페이는 주주구성 문제로 인한 마이데이터 사업 지연, 금융감독원의 공모가 정정요구, 빅테크(IT대기업) 규제 강화 등의 이슈로 상장이 잇따라 지연됐다.

'한 지붕 두 금융'의 라이벌 구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은행에 비해 확장성이 큰 사업모델을 갖춘 카카오페이가 그룹 내 금융 2인자 위치에 안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카카오가 최대주주라는 점 외에 판이한 주주 구성도 이런 관측을 키운다. 주요 주주의 이해 관계에 따라 경영 방침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와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주식 대부분을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넷마블,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텐센트, 예스24 등 주주 구성이 다양하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회원사라는 점도 눈여겨볼 요인이다. 카카오페이는 GA(보험대리점), 증권, 디지털손해보험사 등 기존 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제도권에 발을 들였지만 주력은 온라인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은행 플랫폼인 카카오뱅크와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카카오는 계열 금융사들의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강조한다. 카카오페이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카카오뱅크 계좌 목록과 이용 내역을 확인하는 등 주요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고, 대안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교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양사가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 금융 혁신이란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상호 경쟁과 협력을 통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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