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어치 자사주 산 레고켐바이오 대표…"성장 자신감 표현"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2.05.12 16:11

6년만에 장내매수…자금은 '차입'해 마련

항체약물복합체(ADC) 플랫폼 전문기업 레고켐바이오의 김용주 대표가 6년만에 총 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책임경영 의지와 함께 성장 자신감을 보이기 위한 결정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레고켐바이오는 글로벌 파트너사에 기술이전하고 자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에서 다양한 임상 진전 소식을 예고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용주 대표는 지난 11일 9차례에 걸쳐 레고켐바이오 주식 총 1만39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액수로는 총 4억9700만원 규모다. 김 대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 5억원까지 받았다. 그 결과 김 대표 지분율은 8.88%로 0.05%포인트 늘었다.

김 대표의 자사주 취득은 2015년 10월 이후 약 7년만의 일이다. 김 대표는 그 동안 무상증자(2020년 6월), 콜옵션 권리행사(2021년 1월) 등으로만 지분을 늘려왔다. 작년 초엔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주식 일부를 팔기도 했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사업이 순항 중인데도 최근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책임경영 의지 및 성장 자신감 표현 차원"이라고 했다.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올해 초만해도 5만원이 넘었지만 12일 종가 3만5300원까지 떨어졌다. 회사 측은 "제약바이오 투자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레고켐바이오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배경은 올해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들에서 임상 진전이 예정돼서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부터 영국 익수다, 중국 시스톤 등에 총 9건의 ADC 플랫폼 및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이지수 다올 연구원은 "대부분 초기단계에 기술이전해 현재 대부분 파이프라인이 후보물질 도출, 전임상, 임상 1상 단계"라고 설명했다.

중국 포선(중국 판권), 영국 익수다(글로벌 판권)에 기술이전한 LCB14(HER2)가 대표적이다. 포선에선 유방암 치료제로 LCB14 임상 1a상을 진행했는데 작년 말 종료 후 임상 1b상에 돌입했다. 이후 포선은 위암, 폐암, 대장암, 다양한 고형암 대상으로 LCB14 치료 분야(적응증)를 넓혀 임상 2상에 진입한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익수다가 LCB14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기 위한 시험계획 제출에 나선다. 또 익수다는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LCB73(CD19)에 대해서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임상 개시는 올해 7월, 완료는 2026년 7월을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수다는 2020년 레고켐바이오로부터 LCB73을 기술이전 받았다.

중국 씨스톤에 기술이전한 항암제 LCB71(ROR1)는 올해 초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지난달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 또 올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도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임상도 속도를 낸다. 그 동안 레고켐바이오는 후보물질 단계 기술이전을 주로 해왔으나 최근 자체 임상도 추진 중이다. 항암제 LCB84(Trop2)가 첫 주자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올 연말 아니면 늦어도 내년 1분기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것"이라며 "임상은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3월 미국 보스턴 세운 자회사가 주도한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저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이 대부분 임상으로 올라가고 있고 꾸준히 기술이전도 이뤄졌다"며 "사업적으론 바뀐게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사업이 순항하는데 주가가 지속 빠지는 게 경영자가 볼 때는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임상은 물론 기술이전도 지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ADC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연결시킨 뒤 약물을 타깃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ADC치료제 시장은 작년부터 연평균 23.9% 성장해 2025년 61억달러(7조8600억원)가 될 전망이다. 레고켐바이오는 ADC에서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 기술과 타깃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는 톡신 기술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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