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자동차·통신·건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앞다퉈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정부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부터 제도 마련 등에 나서자 이같은 움직임이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도심 하늘길을 향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UAM은 전기 기반의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활용, 도심 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도시에 사람이 몰리며 교통 체증이 심해지는 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기체 종류에 따라 시속이 100~300km에 달해 빠른 이동도 장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세계 UAM 시장 규모가 작년 70억달러(약 8조33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754조6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봤다. 연평균 성장률이 30.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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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놓고 기업들간 협의체 구성 가속도...기체+운항통제+이착륙장까지━
이에 정부는 국내 UAM 사업의 확산 및 민관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실증 프로젝트인 'K-UAM GC'를 운영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UAM의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비행체의 안전성 및 교통관리 기능시험 등을 통합 운용하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참가자 선정 및 개활지 실증 비행에 돌입해 운영 인프라와 통신중계 플랫폼을 검증하는 1차 사업을 시행한다. 이 사업에는 자동차, 항공회사 뿐만 아니라 통신사, 건설사 등도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KT, 인천공항공사, 현대건설, 대한항공과 UAM 협의체를 만들어 K-UAM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기체 개발부터 제조, 판매, 운영, 정비, 플랫폼 등을 아우르는 사업화 모델을 만들고 KT는 통신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현대건설은 이착륙장 건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시스템(UMS)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사용자 인증 및 임무계획 분석, 비행 정보를 실시간 점검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한 무인항공기 운항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임무영상 분석, 증강현실(AR) 등의 추가 구성도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월 SK텔레콤과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과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UAM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기체개발, 정비 등을 맡고 SK텔레콤은 플랫폼 개발 및 운영, 관련 통신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화는 한화건설을 기반으로 UAM 이착륙장 건설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GS칼텍스,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 파블로항공,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등 총 6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실증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UAM 운항자로 기체의 운항과 관련된 전반적인 항공 운영을 맡고 GS칼텍스는 이착륙 시설을, LG유플러스는 교통관리시스템과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기체 개발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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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들과도 합종연횡...한국 기업이 선점할 수 있을까━
독일 UAM 기업 볼로콥터도 이날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오는 2024년까지 서울에서 전기항공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 정부의 목표보다도 1년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UAM 시장을 놓고 전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항공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력은 타 국가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관련 규제 완화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경련은 최근 UAM 사업과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자율비행기술과 모터, 관제 등 주요 분야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60∼70%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분석자료를 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배터리와 ICT 기술력 등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UAM 시장의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수도권 비행 제한과 데이터 공유 제한을 완화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상용화 기반을 마련해 UAM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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