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를 눈으로 본다고?…국내 연구진 세계 첫 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2.05.10 15:12

KAIST, 광학기법으로 '꽃향기 실시간 측정'
꽃의 생식·진화 매커니즘 규명에 기여할 듯
밀폐공간 유해물질 측정, 산업·군사용 활용

KAIST 연구진이 백합 꽃향기를 가시화해 실시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백합 꽃향기를 가시화해 실시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꽃향기만을 직접 실시간 측정한 건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술은 향후 꽃향기를 만드는 유전자 발굴과 밀폐된 공간 속 유해물질 측정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10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김상규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근 식물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에 이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그동안 꽃향기를 측정하려면 물질 포집 후 질량분석 과정을 거쳤다. 이 측정법은 꽃향기 분비 주기를 파악할 수 없는 어려움을 지녔다. 산업에서 쓰이는 기체 센서들은 특정 위치와 성분만을 측정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KAIST 연구팀은 이와 다른 광학 기법을 활용했다. 공기 중에 퍼지는 휘발성 유기물 증기(VOCs)의 상대 굴절률 차이를 레이저 간섭계 기법으로 직접 가시화했다. 이를 통해 백합에서 나오는 꽃향기가 어떻게 분비되는지, 패턴은 어떤지 직접 측정할 수 있었다.


꽃향기를 측정하면 꽃의 생식과 진화 과정도 분석할 수 있다. 곤충들은 식물에서 나오는 꽃향기를 통해 매개한다. 꽃향기 분비 주기를 직접 관찰하고, 꽃향기 합성·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굴이 이뤄지면 꽃의 진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원예·농작물 생산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ST 관계자는 "공기 중 가스를 가시화할 수 있는 기술은 밀폐 공간에서 위험 유해 물질 노출 정도를 측정할 수 있어 산업·군사용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꽃향기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험에 사용된 백합과 꽃향기 분비 측정 결과. /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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