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10곳 중 4곳, 경유가 더 비싸…택배비 오를라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 2022.05.10 14:3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등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국제 유가가 지난주보다 다시 오르기 시작했으나 전국 휘발유 가격은 4주 연속 떨어졌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셋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9.3원 내린 리터당 1967.8원을 기록했다. 경유도 리터당 1899.6원으로 전주보다 3.0원 떨어졌다. 2022.4.24/뉴스1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부 주유소에선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줄이며 전 세계적으로 경유값이 뛴 때문이다. 경유는 주로 대형 화물차·택배차량 등에서 사용되고 있어 경유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택배비 등 물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39.08원으로 휘발유 가격(리터당 1942.38원)보다 불과 3.3원 낮았다. 지난 1월1일 경유(리터당 1441원)와 휘발유(리터당 1622원)간 가격 차이가 리터당 181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통상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보다 리터당 200원 안팎 저렴했었다.

실제로 전국 40%에 가까운 주유소에서는 경유가격이 휘발유가격을 역전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1만1039개소 가운데 4144개소(37.5%)에서 경유 가격이 더 비쌌다. 지역별로 보면 전일 기준 인천과 제주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쌌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에 가깝게 치솟은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자체 정유시설이 적은 유럽에서는 그간 경유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왔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후 유럽 각국은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경유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제 경유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됐고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3일 기준 배럴당 92.64달러(약 11만8000원)에서 전일 142.7달러로, 올들어 약 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배럴당 90.34달러에서 156.96달러로 74% 뛰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모두 올랐으나 경유 상승폭이 20%포인트 가량 컸던 셈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확대 또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비슷해진 원인이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82원, 경유는 리터당 58원씩 세금이 낮아졌다. 휘발유의 유류세 인하폭이 더 큰 셈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원래 정유사에 출고되는 가격은 LPG(액화석유가스)와 경유, 휘발유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세금 때문에 가격차이가 발생했던 것"이라며 "여전히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더 많지만 (유류세 인하로) 줄어든 세금이 휘발유가 더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유 가격 급등이 물류비 등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유는 대형 화물차나 택배차 등 물류산업에서 주로 이용한다. 경유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결국 택배비 등이 올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유 교수는 "승용차는 휘발유를 넣는 경우가 많아 경유 가격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만약 택배비가 오르면 모두가 경유가격 상승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도 경유라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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