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물렸지만 기쁨" 급락장서 테슬라 이긴 'K-주식' 무엇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2.05.10 15:27

하락장 피난처 3인방은...'저평가 반도체, 실적 탄탄 내수주, 고배당 리츠' 주목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뉴욕증가 폭락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1월28일 이후 103일 만에 2600선이 붕괴됐다. 2022.5.10/뉴스1
"애들 적금 깨서 5000만원 삼성전자에 몰빵했는데 -20% 수익률로 후회가 막심했다. 하지만 5월 급락장 들어서니 미국주식 테슬라보다 훨씬 낫다."

자식들 적금 계좌를 깨서 지난해말 삼성전자에 투자한 직장인 고모씨(45)는 삼성전자 투자를 계속 후회했다. 평가손실만 1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하며 한국 증시가 동반 급락하자 생각이 달라졌다. 고씨는 "5년내 10만원 회복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확신을 굳혔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한 지난 9일, 지수 분위기랑 다르게 꿋꿋한 보합세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네이버 종목게시판에 투자자 A씨는 "미국 증시가 박살나고 마이크론이 연일 폭락해도 SK하이닉스가 든든하기 버텨줘 고마울 지경"이라며 "아직 본전인 11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공포장에서 이만큼 방어하는 것은 대견하다"고 했다.

연초 개미 투자자를 실망시켰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미국 금리 쇼크로 시작된 5월 급락장에서 코스피를 방어하며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낙폭은 -15.8%인데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연초대비 34.4% 급락했다. 그밖에 아마존 -36.2%, 메타 -42.0%, 엔비디아 -43.7% 순으로 부진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전략 팀장은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고점대비 32% 가량 하락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낙폭(-34%)에 필적하는 수준"이라며 "미국 S&P500 지수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낙폭을 돌파하며 국내와 미국 증시 모두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밸류에이션(가치) 조정이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는 9일까지 올 들어 -12.3%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치(종가 기준 3302.84) 대비 -21.0% 수익률이다.하지만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지표인 PER은 더 큰 폭(-32%)으로 하락했다. 이는 순이익이 늘어가는데 주가가 거꾸로 움직인 결과다. PER은 투자자가 기업가치의 저평가 수준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이 팀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지속되는 어려운 시황 속에서 PER 하락폭이 코스피 지수보다 크고, 같은 기간 이익 전망치는 도리어 올라가는 기업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2·3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올라가는 기업이 방어주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순이익 추정치가 상향됐는데 PER은 하락해 투자매력이 커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SK HMM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강원랜드 DB하이텍 CJ대한통운 리노공업 OCI 씨에스윈드 등이 꼽힌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수출·소비재 업종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대외경기 영향이 적은 내수주도 하락장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분기부터 소비 흐름이 견조한 내수 업종의 한섬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내수 매출 비중이 큰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주목받고 있다. 내수주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앞둔 기대감도 높다. 백화점 3사의 4월 의류 매출도 전년비 +20%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신세계도 이날 2.32% 오르고 있으며 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각각 2%, 4%대 강세다.

강현기 DB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전략 관점에서 지금은 성장주를 피해야하지만 그 대척점에 있는 상대적·절대적 가치가 바닥에 있는 주식은 일부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자동차, 유통, 은행 업종이 대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밖에 급락장에서 낮은 변동성을 자랑하는 배당주도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올해는 특히 고배당 주는 리츠(상장 부동산 펀드)가 인기다. 국내 리츠는 올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증시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수한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람코더원리츠가 상장 후 25%에 달하는 주가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19개 상장국내리츠 전부가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이 계속되는 '역금융장세'에서는 저평가된 기업(저 PER 주식)이 강세를 보인다"며 "이제는 역대급으로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회수기에 진입한 시점으로 그동안 성장 프리미엄을 받았던 고밸류 기업들은 합당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진한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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