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유력한 인수 후보가 이번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투자금액이 만만찮은 만큼 인수 회사의 자금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관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11일까지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접수하고 13일 예비 인수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종료된 예비실사에는 인수의향서를 낸 KG그룹, 쌍방울, 빌리온프라이벳에쿼티(PE), 이엘비앤티가 참여했고, 모두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접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은 인수제안서에 적힌 인수 금액과 사업 계획 등을 토대로 먼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가리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개입찰에서 기존 인수후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수 있다.
━
자금력 앞서있는 KG, 고용승계 장점 쌍방울━
다만 KG그룹은 동부제철 인수 당시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쌍용차 노조는 완전고용승계를 주장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쌍방울그룹은 KB증권의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참여 계획 철회에도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쌍방울그룹은 기업의 인수 과정에서 직원들의 100% 고용승계를 진행한 점이 강점이다.
파빌리온PE는 금융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꾸린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이앨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참여했으나 인수자금 조달 계획 입증에 문제가 생기며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따로 나선 이앨비엔티의 경우 해외 투자 유치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쌍용차 정상화에는 1조원 필요? J100 성과에 회사 명운 달려━
다만 채권단에서는 회사를 정상화하려면 1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채권 변제에 들어갈 돈 뿐만 아니라 생산라인을 돌리기 위한 운영비, 신차 개발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은 쌍용차의 새 주인이 국내 자동차 산업구조를 선순환하고 지역경제와 일자리 유지에 보탬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중형 SUV J100의 성과에 쌍용차의 명운이 달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J100은 중형 SUV로 지난해 렌더링 이미지가 공개되자 업계 호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모았다.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한 쌍용차가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것처럼 쌍용차 내부에서도 J100이 회생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J100이 성공하고 쌍용차의 평택 공장 부지를 매각하게 되면 재기를 위한 발판은 마련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꾸준히 투자를 하는 기업이 인수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J100이 시장 기대감에 못미칠 경우 쌍용차 인수는 다시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