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홈런왕 "매일 아침 KBO 동생 기록 찾아보고 하루 시작한다" [현장인터뷰]

스타뉴스 신화섭 기자 | 2022.05.09 18:49
콜로라도의 C. J. 크론. /AFPBBNews=뉴스1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매일 아침 동생의 경기 기록을 찾아봅니다."

태평양 건너 멀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동생 케빈 크론(29·SSG)을 향한 형 C. J. 크론(32·콜로라도)의 마음은 각별했다.

지난 주말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애리조나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크론을 만났다. 그는 "시차 때문에 동생 케빈과 통화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밖에 못한다"면서 "하지만 매일 아침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동생의 경기 기록을 찾아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형으로서 애정을 드러냈다.

크론은 이어 "동생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일 정도로 우리 형제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며 "어렸을 때부터 케빈과 나는 야구, 축구, 농구 등 모든 운동을 함께 하는 동료이자 때론 경쟁자였다. 동생이 한국에서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2011년 메이저리그(M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7번)에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한 형 크론은 1라운드 출신답게 프로 입문 3년 만인 2014년 5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6년 최지만(31·탬파베이)과 함께 에인절스의 1루수를 나눠 맡기도 했던 그는 이후 탬파베이-미네소타-디트로이트를 거쳐 지난해부터 콜로라도의 주전 1루수로 활약 중이다.

빅리그 데뷔 후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단축시즌이던 2020년 제외)을 날리며 거포로 활약 중인 크론은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155개를 기록 중일 만큼 한 방이 있는 타자다. 지난해 28홈런 92타점을 올린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콜로라도와 2년 총액 1450만 달러(약 184억 2225만원)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에는 9일(한국시간) 현재 타율 0.311(9위·이하 내셔널리그), 9홈런(1위) 24타점(공동 2위), OPS 1.013(3위)로 MVP(최우수선수)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홈런은 아메리칸리그를 포함해 ML 공동 1위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내셔널리그(NL) 1루수 부문 4월 올스타도 그의 몫이었다.

크론은 이런 활약에 대해 "야구선수라면 누구든지 매 시즌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며 "올 시즌은 타석에서 왠지 모르게 심적으로 편해졌고, 그래서인지 공도 잘 보이고 운도 따르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올해 성적이 너무 좋아 콜로라도가 연봉을 더 챙겨줘야 할 것 같다'고 하자 크론은 "지금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음 계약 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좋은 성적이 계약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괜찮다. 다음 계약 때 더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이 속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등 좋은 팀이 많아 경쟁이 매우 심한 곳이다. 때문에 개인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시즌 목표"라고 말했다.

콜로라도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와 NL 서부지구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위 다저스와 승차는 4경기이다.

혹시 징크스가 있냐고 묻자 그는 "징크스에 빠지거나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 매일 다른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SSG에서 뛰고 있는 동생 케빈 크론. /사진=SSG 랜더스
KBO 리그에서 뛰는 동생 케빈은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에 애리조나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5년 후인 2019년 5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활약은 미미했다. 그는 빅리그 타율 0.170, 6홈런 16타점의 저조한 기록을 남긴 채 2020년 일본(히로시마)으로 향했다.

그리고 올해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 7050만원)에 KBO 리그 SSG의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수 케빈은 9일 현재 타율 0.244, 5홈런 20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형 크론은 "한국에서 뛰는 동생 케빈과 전화 통화를 할 때도 혹시 부담이 될까 봐 동생이 물어보지 않는 한 야구 이야기는 절대 먼저 하지 않는다"며 "타국에서 뛰는 동생이 아무쪼록 건강하게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가을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형으로서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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