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외국기업문책법(HFCAA)'에 따라 증권 시장에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중국 기업 중국 기업 80여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퇴출 후보 리스트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기업을 비롯해 중국석유화학공사(CPCC), 징코솔라홀딩스, 넷이즈 등 대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동안 미 금융당국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감사자료를 요청했지만, 해당 기업과 중국 당국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정보 제출을 거부당하자 수년에 걸쳐 이들을 퇴출할 근거를 준비해 왔다. 그 결과가 지난 2020년 말 민주당과 공화당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외국기업문책법이다.
모든 외국 법인에 이 법이 적용되지만 그동안 감사를 거부해 온 대상이 중국·홍콩 소재 기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을 조준 타격했다는 분석이다.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이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여개국 기업들이 감독 당국에 적극 협력했지만, 중국과 홍콩만이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무 조직인 미 SEC는 지난해 12월 이 법의 세부규칙을 마련한 지 5개월 만에 퇴출 예정인 중국 기업 리스트를 공개했다. 입법 당시엔 중국 기업 200개 이상이 퇴출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만큼 퇴출 명단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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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해 제스처에도 완강한 美…2024년 첫 퇴출기업 나올수도━
중국 당국은 지난 2019년 자국 기업이 정부 승인 없이 외국 감독 당국에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증권법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수조원대 손해를 입힌 중국 루이싱커피 회계부정 사건이 터진데다, 미국 금융 당국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초에는 중국 기업의 회계정보를 외국 감독기관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던 기존 규정을 없애기 위한 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미 증권거래위원회 산하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회계감사 첫 주기가 시작된다"며 "빠르면 오는 2024년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서 쫓겨나는 중국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EC는 뉴욕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 돌입했다. 미 재무부는 세계 최대 감시장비업체인 중국 하이크비전을 신장 위구르족을 억압하는데 사용한 감시카메라를 제공한 혐의로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DN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의 회사나 개인과 교역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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