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최대폭' 인상에도 증시급등..."파월 쌩유"[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 2022.05.05 06:56
The Wall Street entrance to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s pictured March 27, 2009. REUTERS/Eric Thayer/사진=로이터=뉴스1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급등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32.27포인트(2.81%) 오른 3만4061.06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24.69포인트(2.99%) 오른 4300.17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우와 S&P500지수 모두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401.10포인트(3.19%) 오른 1만2964.86으로 장을 마쳤다.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2.969%로 출발한 10년물 국채금리는 2.963%로 하락했다.

이날 월스트리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에 주목했다.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고, 6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 인상이었지만,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은 별다른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파월 의장이 향후 더욱 공격적인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증시가 급등했다. 보케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설립자는 "이같은 발언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됐다"며 "그것(75bp 인상카드)을 테이블에서 내려놓는 것은 현명했고, 아마도 시장에 안도감을 준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美, 금리 0.5%p↑...2000년 이후 최대폭, 6월 대차대조표 축소



미국 연방준비제도/사진=연방준비제도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준금리 0.5%p 인상, 2000년 이후 단일 최대 인상폭


연준의 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연방 기금금리는 0.75%~1%로 높아졌다.

이는 올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이며,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팬데믹 대부분의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거의 0에 가깝게 유지했던 연준은 연말까지 2.5% 또는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9조 달러 대차대조표, 6월부터 축소 개시...단계적 축소, 9월부터 950억 달러 줄여


또 연준은 약 9조 달러에 달하는 국고채와 주택담보부 증권을 오는 6월부터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에 힘입어 팬데믹 기간 동안 2배 가량 불어났다.

연준은 6월부터 증권이 재투자 없이 만기가 되도록 해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계획이다. 6월부터 보유 국채과 모기지 담보증권을 매달 475억 달러(국채 300억 달러, 모기지 증권 175억 달러)씩 줄이기 시작하고, 9월부터는 궁극적 목표인 950억 달러씩(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 증권 350억 달러) 줄여갈 예정이다. 시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금융시장에서 힘을 빼면서 장기 차입비용을 끌어올려, 궁극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효과를 강화하면서 주택시장 냉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지난 3월 의회에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이 약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 발언에 약 3조 달러의 감축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팬데믹 이후 첫 대면 기자회견..."인플레 너무 높다, 끌어내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0일 (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이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C) AFP=뉴스1
파월 의장은 팬데믹 이후 첫 대면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다시 끌어내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추가로 5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다음 수차례 회의의 테이블 위에 있어야 한다는 넓은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금리 75bp 인상 가능성 차단'...뉴욕증시 '환호', 주요 지수 급등


이같은 발언은 뉴욕 증시에 오히려 안도감을 줬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향후 연준이 금리를 한번에 75bp 올릴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고 받아들였다. 그동안 시장 일각에선 FOMC가 오는 6월 정례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실화될 경우 1994년 이후 최대폭의 단일 금리 인상 기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날 파월 의장이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은 추측을 반박하면서,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금리를 제한적인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 기울이고 있다" 이례적 표현


미국 연방준비제도/사진=연방준비제도
연준은 경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매우 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1분기 전체 경제활동은 소폭 감소했지만 가계지출과 기업 고정투자는 호조를 유지했다"며 "최근 몇 달동안 일자리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실업률은 상당히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팬데믹과 관련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에너지 가격 상승, 그리고 광범위한 물가 압박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FRB는 "엄청난 인적,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며 "침략과 관련한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는 공급망 중단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 "앞으로 2차례 50bp 인상 전망", 일각에선 "금리인상 늦었다" 지적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다음 2차례 정례회의에서 각각 50bp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라며 "대차대조표는 2024년까지 팬데믹 이전 규모로 축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이미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금리 발표 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였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이) 조금 늦었다"며 "그들(연준)이 빨리 움직일 수록 더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의 조치가 연착륙으로 이어질 확률과 완만한 경기후퇴 가능성은 각각 3분의1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은 "통화 긴축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위험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며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의도대로 작동 중이나, 제재는 단지 도구에 불과할 뿐 확정적이지 않다"며 "결정적인 것은 탱크"라고 덧붙였다.


연착륙 가능할까?


슈뢰더의 빌 캘러한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해 "연준이 금리 올리는 주기가 현재 시장이 책정하고 있는 것보다 상당히 짧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경기지표가 둔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연준은 금리인상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높이려 한다"고 진단했다.

아메리프라이스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얼마나 오래 연준이 50bp씩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19990년대 초반 금리 인상기에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었는데, 이는 지난 5번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연착륙을 달성한 유일한 사례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역시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임을 인정했다. 그는 "나도 이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하지만 연착륙 또는 연착륙과 유사한 것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 없이 물가 안정을 회복할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美 주요 종목 '일제히 상승'...애플·알파벳 4%대 강세


연준 발표 이후 상당수 대형 기술주들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애플과 알파벳이 각각 4.10%, 4.19% 상승했고, 메타와 테슬라도 각각 5.36%, 4.76%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넷플릭스는 각각 2.91%, 2.07% 올랐고, 아마존은 1.34%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3.73% 상승했고, AMD와 인텔은 각각 9.09%, 3.28% 올랐다. 마이크론과 퀄컴은 각각 3.31%, 3.32% 상승했다.

리비안과 루시드는 각각 6.03%, 3.36% 올랐고, 펠로톤과 줌 비디오는 각각 2.18%, 5.26% 상승했다.

이밖에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각각 3.09%, 3.49% 상승했고, 캐터필러와 다우는 각각 4.19%, 3.60% 올랐다. 보잉도 2.20% 상승했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각각 9.83%, 3.43% 올랐다.

국제유가 강세에 에너지주도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엑슨 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3.98%, 3.13% 오른 가운데, 옥시덴탈과 데본 에너지는 각각 3.93%, 5.38% 올랐다. APA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각각 6.30%, 4.68% 올랐고, 마라톤 오일은 5.48% 상승했다.

금융주도 일제히 올랐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3.30%, 4.01% 올랐고,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4.12%, 3.00% 올랐다.

반면 저조한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은 리프트는 이날 주가가 29.91% 급락했다. 경쟁사인 우버 주가도 4.65% 하락했다.

A pump jack operates in the Permian Basin oil production area near Wink, Texas U.S. August 22, 2018. Picture taken August 22, 2018. REUTERS/Nick Oxford/File Photo

이날 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은 배럴당 5.14달러(5.02%) 오른 107.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0시39분 기준 배럴당 5.27달러(5.02%) 오른 110.24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70달러(0.63%) 오른 1882.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약세다. 이날 오후 5시41분 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92% 내린 102.51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말도 안 되는 휴진하게 된 이유는…" 소아흉부외과 교수 '통곡의 편지'
  2. 2 신동엽, '대마초 사건' 자폭 개그에…"부끄러운 줄 모르냐" 일침
  3. 3 3시간만에 수정된 '최태원 이혼 판결문'…"파기 사유도 가능"
  4. 4 "저게 뭐지?" 기다란 뱀 스르륵…김포 아파트 주민들 공포
  5. 5 "아파트서 생선 굽지마, 역겹다"…쪽지 떼자 또 붙인 입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