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단독 처리에 대해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처리는 꼼수에서 시작해 편법으로 끝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청와대로 찾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글을 전달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개의 전인 오전 9시20분부터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권 원내대표는 "검수완박은 시작부터 기만적이었다. 권력형 비리의 은폐를 위해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고자 했다"며 "죄를 지었지만 벌은 안 받겠다는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집단적 도피 의식이 검수완박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2년 전 국민이 잠시 내어준 172석의 권력이 원래부터 자기 것인양 착각하고 있다. 그래서 전체주의 정당처럼 초유의 악법을 찬성하는 거수기가 됐다"며 "이제 남은 건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악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이고 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8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에서 피케팅 시위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대안 없는 검수완박 헌법파괴 중단하라' '이재명의 꼭두각시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의 가결을 선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본회의장을 나가 규탄 시위를 이어가기 위해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향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말로 서글프다. 지난 3월9일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시켜준 것은 이런 입법 독재를 하지 말라고 시켜준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문재인 정부가 우리 국민들의 말을 듣지 않고 했던 입법들은 단 하나도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입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심판해서 5년 만에 정권교체라는 불명예를 안겼음에도 다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저들이 두려워하고 숨기는 게 있다는 증거"라며 "오늘부로 민주당은 국민을 대의하는 그런 대표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아니라 오로지 본인들의 카르텔을 대변하는 정당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희가 비록 의석 수가 부족해서 가진 수단이라고는 계속 얘기한 국민투표나 여론전 이런 것들밖에 없지만 당장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부터 민의를 확고하게 드러내달라"며 "저 민주당을 멈춰 세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들의 힘"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 시위를 마친 뒤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고자 청와대로 향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등 주요 인사들과 만나지 못한 채 청와대 행정관에게 건의문만 전달한 후 돌아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