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담]'1캔 600원' 세계 1등 中맥주, 한국엔 없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2.04.30 07:11

세계 판매량 1위 맥주 '설화맥주', 아모레 '설화수' 상표로 韓진출 장애 겪어
작년 아모레의 상표 사용 허락으로 문제 해결돼… 올 하반기 품질 높여 한국서 설화맥주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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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맥주는 '칭따오맥주'가 1등 아니었어?"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에 익숙한 칭따오맥주는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맥주가 아니다. 중국 점유율 1위이자 세계에서 판매량 기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맥주는 '설화맥주'다.

30일 중국주류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판매량 기준 설화맥주의 중국 맥주시장 점유율은 31.9%다. 가장 높다. 이어 칭다오맥주(22.9%) '버드와이저'(19.5%) '옌징맥주'(10.3%) '칼스버그'(7.4%) 등의 순이다.

세계 맥주 판매량 기준으로도 설화맥주가 1위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판매량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맥주는 점유율 6.1%인 설화맥주다. 다음으로 버드와이저, 칭따오맥주 등이 뒤를 이었다.

칭다오에 비해 로컬 맥주 성격이 강한 설화맥주 판매량이 세계 1위인 건 중국의 인구에서 기인한다. 그런 만큼 맥주 생산량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2020년 맥주 생산량 1위 국가는 3411만㎘를 생산한 중국이다. 2위인 미국의 생산량 2111만㎘보다 약 62% 많다.

설화맥주는 주류·음료·가스·전기·부동산 등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의 국영 대기업 화륜그룹이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에 맛도 그런대로 괜찮아 중국에서 인기를 끈다고 한다. 제품별로 가격대가 다양한데 500㎖ 1캔에 우리 돈으로 약 600원인 상품도 있다. 대신 알코올도수가 2도대다. 알코올도수가 낮을수록 원가도 낮다. 1L짜리 맥주 2병에 약 34만원인 고가 제품도 있다. 설화맥주는 싱가포르,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 등 국가에서도 팔린다.


설화맥주/사진= 현원코리아
한국에서는 설화맥주를 찾아볼 수 없다. 하얼빈맥주, 칭따오, 옌징맥주 모두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상표권'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자사 대표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를 출시하며 '설화'를 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지정상품의 상표로 미리 등록해뒀다. 중국의 설화맥주는 한국 진출이 막혀있었다.

결국 2019년 4월 설화맥주는 설화란 이름 대신 '슈퍼엑스'란 제품명으로 한국 진출을 시도했다. 기자회견을 대대적으로 열기도 했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해까지 간간이 제품이 팔리긴 했지만 올 들어서는 판매 중단됐다.

설화맥주·슈퍼엑스의 한국 수입·유통사인 현원코리아의 류종현 대표는 "한국 유통망이 어떤지 시험 삼아 슈퍼엑스로 먼저 판매를 시작했는데 설화맥주의 주요 맥주 품목이 아닌데다 설화 상표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다보니 시장 공략에 소홀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4월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모델들이 화윤설화맥주의 ‘슈퍼엑스(superX)’를 소개하고 있다. 현원코리아는 중국 화윤설화맥주의 국내 독점 판매 법인으로 2018년 4월 정식 출범했다./사진= 뉴스1
상표권 문제가 해결돼 하반기 편의점 등에서 설화맥주를 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6월말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의 맥주 상표 사용을 수락해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과 맥주가 전혀 다른 영역이라 설화의 맥주 상표 사용을 허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들어오게 될 설화맥주는 중국 내수용 대비 고급화된 제품이다. 류 대표는 "중국 현지의 설화맥주 알코올 도수는 3.8도 이하로 낮은데 수출용 설화맥주의 알코올 도수는 4.5~5도로 높고 홉 등 원재료도 더 많이 들어가 품질이 더 좋고 원가는 내수용 설화맥주 대비 2~3배로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마라탕 등 중국의 요리와 맥주 인기가 늘어난 만큼 중국 판매 1위 맥주인 설화맥주의 시장 경쟁력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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