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유일 마이데이터 서비스···데이터는 고객 위해 써야"

머니투데이 대담=이학렬 금융부장, 정리  | 2022.05.02 04:00

[머투초대석]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 부회장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 부회장 머투초대석 인터뷰

"당장의 수익만 생각한다면 마이데이터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세상이 온다는 확신과 여기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업계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저축은행 최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작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웰컴저축은행 CEO(최고경영자)인 김대웅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 웰컴저축은행 본사 대표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강조했다.

아직 웰컴저축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빅테크(IT대기업)나 시중은행만큼 성과를 내고 있지 않다. 반면 비용은 빅테크 못지 않게 들어간다. 그럼에도 웰컴저축은행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배경엔 '성공한 실패'를 용납하는 그룹 문화 때문이라고 김 부회장은 설명한다.

웰컴저축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엔 경쟁 저축은행은 물론 캐피탈, 시중은행 상품까지 들어가 있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편의성을 제공해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봐서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모든 금융회사는 데이터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인 원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정제기술"이라며 "데이터 주인이 고객이라는 관점을 잊지 말고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 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대표실 문이 활짝 열려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대표이사실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에 있는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 사무실도 열려 있다. 누구든지 들어가서 이야기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임원들도 대부분 따로 방이 없다. 소통을 가장 중요시하는 문화가 반영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봐 달라.

-얼마 전 그룹 차원에서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출범시켰다. 그룹 내 변화가 예상되는데.
▶일단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당초 2024년까지 정리하기로 했었는데,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면서 3년 빠르게 결정했다. 대부업에서 적지 않은 이익이 나고 그룹의 시작이긴 하지만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평판과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저축은행들과 다르게 MS(점유율)나 자산 규모 등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서두르지 말고 뚜벅뚜벅 가자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직원들에게도 '성장은 생존이라는 필수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고 자주 말한다. 사람도 그렇지만 기업도 언제 어떤 위기에 직면해 사라지게 될 지 알 수 없다. 온갖 위기가 닥치지만 결국 살아남아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저축은행이 무조건 대형화 되는 것도 좋지 않다. 저축은행의 대형화는 반대로 리스크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이 좋다.

-지금은 어떤 위기를 맞고 있나.
▶인플레이션이다. 저축은행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을 확대하는 중이다. 물론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 같은 부실 가능성은 제도적으로 해결했다. 그래도 인플레이션으로 원가가 오르고, 공사가 멈추면 자산 가치가 제로가 될 수밖에 없다. 아직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면 힘들어 진다. 조심하면서 가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쟁상대를 어디로 보고 계신가.
▶온라인 플랫폼이다. 웰컴저축은행 개인 대출의 약 50%가 플랫폼을 통해서 진행된다.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거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백화점에 입점해야 잘 팔리는 것과 같다.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았나. 유일하게 업계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이유는.
▶당장의 수익만 생각한다면 마이데이터를 할 이유가 없다. 다른 저축은행들이 진입 시도도 하지 않는 이유다. 앞으로 디지털 세상이 온다는 확신과 여기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업계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계기로 마이데이터를 시작했다. 우리 상품만 소개하지도 않는다. 그러면 은행이나 다른 플랫폼과 경쟁할 수 없다. 다른 경쟁사 회사 상품까지 소개해야 이용자가 늘고 금융 소비 패턴 분석이 가능해진다.

-데이터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를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하는데, 원유보다 중요한건 정제기술이다. 데이터로 대단한 걸 해보겠다는 게 아니다. 지금은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회사 전체에 심어주는 과정에 있다. 특히 데이터의 주인이 고객이라는 관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데이터는 고객의 것이다. 어떻게 고객에게 돌려주냐를 고민해야 한다. 우선 데이터를 이용해 금리를 낮춰줄 수 있다. 전통적인 CB(신용평가)로는 금융 거래가 안되는 사람들도 대출이 나가게끔 해 주는데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고객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 부회장 머투초대석 인터뷰

-토스뱅크에 투자한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혁신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봐서다. 저축은행이 혁신의 길에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도 연계다. 이승건 토스 대표가 큰 그림으로 데이터금융을 설계하고 있어 끌렸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투자(최초 5%)를 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잘 했다는 생각이다.

-토스뱅크도 결국은 경쟁자인데.
▶가장 큰 고민이긴 했다. 결국은 (금융 패러다임이) 그쪽으로 간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우리 단독으로 뭘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중요한 건 데이터다. 앞으로는 사람이 대출을 심사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이용한 시스템이 한도와 이자를 설정하는 세상이 곧 오게 될테니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저축은행이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가진 경쟁력을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카드나 캐피탈과 같은 여신금융업에 비교하면 아무래도 수신기능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은행이나 상호금융 쪽과 비교해 보면 의사진행 과정의 속도가 빠르다. 저축은행이 은행보다 금리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호금융보다 세제혜택이나 접근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 결국은 일하는 속도감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 중에서 웰컴저축은행만의 경쟁력을 꼽으라면.
▶도전 의식이 허용되는 문화다. 대게는 다 따져서 완벽하게 그림 그려지면 들어가려고 한다. 우리는 납득이 가는 실패는 내부에서 충분히 용납이 된다. 저축은행 최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진출도 같은 맥락이다.

-배구나 당구 등 스포츠 마케팅에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스포츠가 제일 효과적인 마케팅 같다. 인식 제고 측면에서도 그렇다. 대부업에서 시작해 금융그룹으로 나아가는 회사다보니 고객과의 접점을 상품보다 이미지에서 많이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성과도 나오다 보니 건강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이 최종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금융회사도 결국 데이터 회사가 될거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우리 직원들이 데이터를 접하고 익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웰컴저축은행의 마이데이터가 아직은 미미하지만 천천히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면 곧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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