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양곡도매시장 이전·현대화를 위한 설계 공모 당선작을 발표하고 내달부터 2025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1988년 문을 연 양곡도매시장의 노후 개선과 부지 이전을 포함하는 현대화 계획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양곡도매시장은 현재 위치에서 약 1㎞ 떨어진 양재동 229-7번지 일대 8426㎡ 부지에 연면적 약 927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재탄생한다. 선정된 설계자는 고대곤(가아건축사무소)와 최문규(연세대학교) 공동참여팀으로, 당선자는 계획·중간·실시설계 계약 우선협상권이 주어진다.
설계공모는 올해 1월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16개 작품이 참가했다. 시는 지난 18일 건축가 프레젠테이션, 심사위원 토론 등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유튜브로 중계하고 현장 방청도 병행하는 '열린 설계 공모'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당선작은 좁은 대지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원활한 물류 흐름을 만들기 위해 차량 동선을 한 방향으로 계획했다. 상·하역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제안해 향후 물류량이 증가하더라도 유동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평면을 제안했다.
물류가 머무는 공동계류장을 개방향으로 구성해 첨단 유통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북향의 간접 채광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천창을 통한 자연환기, 태양광 패널 설치 등 주어진 환경을 적극 활용한 효율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또 향후 증축을 계획 중인 먹거리 관련 시설은 청계산로~여의천 부근에 배치해 물류 차량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했다. 시장 정상 영업 중에도 증축공사로 이용자 불편이 없게끔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임영환 홍익대 교수는 "당선작은 양곡도매시장이 가져야 할 기본 요소인 물류 흐름을 명쾌하게 제시했으며 구조와 경제성, 안전성 면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진형 서울시 주택공급기획관은 "앞으로도 효율적이면서 상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참여 주체와 논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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