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참치 안 산다"… 성난 개미들, 동원 불매운동 조짐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지영호 기자 | 2022.04.25 16:45

불공정 합병에 동원참치·양반죽 등 동원 제품 불매운동… 기관투자가 등 소송 예고에도 동원그룹 묵묵부답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간 합병 비율이 적절한가를 놓고 기관 투자자들이 소송에 나설 방침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불매운동까지 벌일 태세다. 동원그룹은 이런 움직임에도 공식 입장은 없다며 묵묵부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동원산업은 불공정한 합병 추진을 중단하고 일반 주주와 상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불공정한 합병을 강행하면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네티즌들은 불공정 합병 논란 기사에 "개미(개인투자자)를 등쳐먹었다" "오뚜기나 사조참치 먹어야겠다" "지금 당장 동원산업 불매운동하고 망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액주주들도 소비자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닐슨 기준 지난해 동원F&B의 동원참치 등 참치캔 시장 점유율은 81.3%로 업계 1위다. '양반죽' 등 동원F&B 죽 제품의 시장 점유율도 41.8%로 1위다. 실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 일정 부분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지난 20일 동원산업의 합병 관련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이 같은 불매운동은 동원그룹이 코스피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가치를 비상장사인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 대비 낮게 책정해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득을 보고 소액주주들은 손해를 입었다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앞서 기관투자자들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타이거자산운용과 블래쉬자산운용, 이언투자자문 등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자발적인 시정이 이어지지 않으면 다음달 초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두 회사간의 합병비율 산정방식이다. 동원그룹은 지난 7일 동원산업과 비장상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을 위한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면서 양사 합병비율을 1대 0.77(0.7677106)로 정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가에 따라 합병 기준가액이 결정됐는데 동원산업의 경우 기준시가(24만8961원)에 비해 자산가치(38만2140원)가 높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정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은 두 회사의 지분구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은 김남정 부회장이 68%, 김재철 회장이 24% 등 오너일가가 99.5%를 보유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가 63%를 갖고 있을 뿐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의 지분은 없다. 동원그룹 계획대로 합병이 진행되면 김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을 45% 이상 확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승계 목적의 합병'이라고 증권업계가 판단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관 투자자들의 반발과 개인 투자자들의 불매 운동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동원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합병비율은 시가 기준으로 정했다"며 "아직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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