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눈썹·매서운 눈빛의 이 남자…"가상인간 여자만 있나"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2.04.30 05:54
지난 22일 비브스튜디오스가 선보인 남성 가상인간 '질주'. /사진=비브스튜디오스 제공
'스무 살 본투비(Born to be) 인싸'

지난 22일 비브스튜디오스가 선보인 남성 가상인간 '질주'의 프로필이다.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노블레스' 5월호 화보로 데뷔한 질주는 검은색 정장 또는 화려한 색감의 셔츠를 입은 채 매서운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예술적 끼와 열정 가득한' 성격인 질주는 이번 화보를 시작으로 대체불가토큰(NFT)·드라마·영화·광고·공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이에 여성 중심 가상인간 시장의 틈새를 노린 만큼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지만 시장 분위기를 쉽게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 가상인간 홍수 속 틈새 노린 '질주'


지난 22일 비브스튜디오스가 선보인 남성 가상인간 '질주'. /사진=비브스튜디오스 제공
가상인간 시장은 여성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2020년 8월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라는 수식어가 붙은 채 탄생한 '로지'도 'CES 2021'에서 첫 공개된 '래아'도, 지난 12일 본격 아이돌 행보에 나선 가상 아티스트 '유아'도 모두 여성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개설·운영하며 최소 1만~최대 12만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았다.

국내보다 열기가 더 뜨거운 해외도 마찬가지다. 2019년 기준 약 140억원의 수익을 낸 '릴 미켈라'도 여성이며 '슈두'(영국) '루두 마갈루'(브라질) '이마'(일본) '조 드비르'(이스라엘) 등 인기 가상인간의 성별은 대부분 여성으로 제작됐다. 미켈라를 만든 미국 업체 브러드(Brud)는 '블로코'라는 이름의 남성 가상인간도 제작했지만 마케팅은 미켈라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 탄생한 남성 가상인간 질주는 비브스튜디오스가 2015년 제작한 가상현실(VR) 영화 '볼트:혼돈의 돌'(Volt Chaos Gem)의 주인공 '볼트'를 모태로 한다. 15분 분량의 단편 영화 볼트는 2019년 미국 영화제 '씨네퀘스트'에서 VR분야 베스트상을 수상하고 중국 현지 VR 영화관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기존 가상인간의 활동이 대부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치우쳤다면 질주는 음원 발매·영화·드라마·라이브 공연 등 분야에서 아티스트로서의 활동 영역을 구축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비브스튜디오스 관계자는 "단순히 SNS를 기반의 인플루언서 개념이 아니라 아티스트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여성 가상인간처럼 패션이나 뷰티 등 한정된 영역에 소모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할 예정이며, 오랫동안 구축한 질주의 세계관을 여러 채널에서 조금씩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은우 닮은 '우주'도 반짝 인기…"남성 가상인간, 산업적 활용도 높여야"


/사진=가상인간 '우주'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러나 남성 가상인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로 패션·뷰티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가상인간이 활용되는 만큼, 산업적 활용도 측면에서도 시장 흐름이 쉽게 바뀌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딥러닝 영상생성기업 클레온이 선보인 '우주' 역시 아이돌 겸 배우 차은우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으나 반짝 인기에 머물렀다. 25일 오후 3시 기준 우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15명에 그쳤다. 게시물 역시 지난해 11월18일 여동생 '은하'를 소개하는 영상을 마지막으로 업로드되지 않고 있다. 반면, 우주 뒤를 이어 탄생한 은하는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며 활발하게 인플루언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여성에게 소구력이 높은 패션·뷰티 산업 분야에서 여성 가상인간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상담인력이나 실물 상품 판매 종사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고객층도 여성이 더 많다보니 같은 성을 가진 캐릭터에게 좀 더 친밀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가상인간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존재"라며 "남성에 비해 여성이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대면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 가상인간의 산업적 활용 폭이 넓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여성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더 두터운 패션·뷰티 분야는 여성 가상인간에 대한 주목도가 큰 편이지만 사실상 여성 가상인간도 광고 모델 대체 등 사용 영역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가상인간이 성별 차이 없이 보편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실제 사람과 자유로운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현실감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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