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뒤 물에 잠겨요" 수자원공사가 지은 미래도시 가보니

머니투데이 부산=김훈남 기자 | 2022.04.26 06:40
부산 강서구 세물머리 지구 에코델타시티(EDC) 내 스마트빌리지 입구 /사진=김훈남 기자

"2시간 후 맥도강이 범람합니다. 인근에 계신 주민들은 지금 즉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산 세물머리 지구에 사는 A씨의 휴대폰에서 알림이 울린다. 설명을 읽어보니 60㎞ 떨어진 거제 앞바다에 역대급 태풍이 들이닥쳤다고 한다. 단지 앞을 지나는 맥도강 인근과 단지 입구 일부가 침수 가능성이 높다고 나왔다. A씨는 서둘러 자가용을 이동 주차하고 집으로 들어가 다음 예보를 기다렸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부산에 조성 중인 에코델타시티(EDC)의 몇 년 뒤 모습이다. 현재 EDC에선 수자원공사의 전문분야인 수자원 기술부터 젼력과 난방, 기상, 교통, 방범까지 실생활에 필요한 13개 분야 49개 혁신기술을 구현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19일 오후 부산역에서 30여분간 차를 달려 세물머리 지구 EDC '스마트빌리지'(리빙랩형 실증단지)에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 2동을 포함해 56동 규모인 스마트빌리지는 올해 1월20일 입주를 시작한 54가구가 거주 중이었다. 1인 가구에서부터 3대가 모여사는 가구, 20∼30대부터 70~80대까지 다양한 형태의 가구들이 300대 1 이상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수자원공사는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부산 강서구 일대 1177만㎡(356만평) 부지에 EDC를 조성 중이다. 여의도 면적의 4.배 규모로 총 사업비가 6조60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다.

EDC에 첫 마을로 조성된 스마트빌리지는 수자원공사의 물 특화기술 19개와 민간 혁신기술 15개, 국가 R&D(연구개발) 기술 7개 등 도입 예정인 혁신기술 49종 가운데 41종이 적용된 상태다. 수자원공사는 이들 혁신기술을 실제 적용·상용화한 뒤 이들 가구들의 생활에서 나오는 각종 수치 데이터와 주민들의 실시간 반응 등 정보를 수집해 향후 EDC에 3000세대 규모로 조성 예정인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에 반영할 계획이다.

스마트빌리지 입구에 도착하면 2.5층 규격의 단독주택들이 열을 맞춰 자리잡고 있다. 단지 입구에는 스마트폴을 설치해 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온도·습도, 소음 등 환경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수돗물 수질과 관련, 음용가능 여부를 시작으로 잔류염소와 수소이온 농도, 탁도, 수온 등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EDC) 내 스마트빌리지 플랫폼센터. 외벽을 태양광 발전 패널로 장식해 전력을 생산가능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김훈남 기자
단지 입구 옆 가장자리에는 외벽을 태양광 발전 패널로 만든 '플랫폼 센터'와 편의점, 헬스장, 카페, 의료시설 등이 포함된 커뮤니티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플랫폼 센터 1층 홍보관을 지나 안면 인식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보안구역으로 이동하면 56개동과 단지 내 각종정보를 확인·통제할 수 있는 관제실이 나온다.

플랫폼센터에선 △교통 △물 △전력 △냉난방 △기상 △보안 등 각종 정보를 수집 관리하면서 단지 내 최적 효율과 안전 사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지에서 나오는 생활 하수가 모여 정수 과정을 거쳐 수도꼭지로 나올 때까지 전 과정을 파악해 수질 오염 여부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또 가구 형태별로 생활하수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시간과 양을 파악해 정수장 시설 가동률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한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말 단지 외곽에 준공 예정인 빌딩형 정수처리 시설과 연계해 스마트 수질관리 시스템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재 연구개발 중인 기상예측 모델을 통해 EDC에 특화된 기상재해 예보 시스템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실시간 안내하는 물관리 서비스도 개발 중이고,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활용한 주민 건강관리 및 비대면 의료지원 등 생활 서비스 역시 시험적용 중이다.

김윤하 수자원공사 스마트시티운영부 차장은 "스마트 빌리지에서 모은 데이터는 EDC 뿐만 아니라 부산시에서 지구단위 개발 시 수자원·전력·폐기물 등 각종 수요 예측에도 사용될 수 있다"며 "세대를 특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부산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절차를 거쳐 연구목적으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지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 스마트빌리지 내 플랫폼센터 관제실. 화면을 통해 수도, 전기, 보안 등 각종 생활정보를 취합하고 통제 가능하다. /사진=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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