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종말 100초 전…인류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김경환 에디터 | 2022.04.26 05:40
지난주말 일요일 오후 짬을 내 청계천 산책을 다녀왔다. 때마침 '부처님 오신날' 연등이 설치돼 있어선지 청계천 산책로는 나들이를 나온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따뜻한 봄과 코로나19(Covid-19)에서 정상으로 돌아온 일상을 축하하듯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아직 코로나 환자가 하루 수만명씩 쏟아지고 있지만 우리 일상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지난 2년 간 즐기지 못했던 것에 대한 한이라도 풀듯 다시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우려속 움츠려만 들던 사람들에겐 일상 회복은 희소식이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선 안되는 것도 있다. 인류는 이제 스스로가 초래한 재앙을 막기 위해 근본적인 생활 패턴의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팬데믹이 일상화된 세상이 올 것이라곤 예상치 못했다. 인류의 생존 위기를 경험했고,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커다란 의문점이 발생했다. 문제는 우리는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로나란 감염병을 겪으며 재앙과 위기에 너무나도 무감각해졌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다시 고삐풀린 망아지처렴 탄소를 내뿜는 기존 생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알고보면 감염병인 코로나는 인간들의 탐욕과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했다. 무차별적으로 주위를 개발해 나가면서 동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했다. 그동안 인간이 사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던 박쥐 등 야생동물이 서식지 파괴로 사람들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자리 잡으면서 인간과의 접촉이 빈번해졌다. 서식지가 달라 그동안 쉽게 발생하지 않았던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가 창궐할 조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미래학자 제러미 레프킨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그는 팬데믹을 야기한 기후변화의 원인을 물순환 교란으로 인한 생태계 붕괴, 인간의 야생생물 서식지 파괴, 기후재난으로 인한 야생생물들의 이주 등 세 가지 원인으로 분석했다.

코로나로 둑이 무너진 결과 앞으로 또 어떤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창궐해 코로나 이상의 궤멸적 타격을 인류에 입힐지 가늠 조차할 수 없다. 이미 수 많은 학자들이 더 무서운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을 경고한다.

코로나로 초래된 감염병은 시작일 뿐이다. 우리 주변 다양한 분야에서 이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호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파멸적 수준의 대규모 홍수나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최근 울진과 강원도를 휩쓴 대형 산불도 기후 이변의 여파로 볼 수 있다. 겨울 동안 비가 평년보다 적게 내리면서 메마른 산림에 화재가 발생한 결과다.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시베리아 동토 지역에선 땅속 깊이 묻혀 있던 메탄가스가 대기로 발산되면서 기후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 봄엔 남극의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빙하가 그 어떤때보다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빙하 속에 동면해있던 그 어떤 고대 미생물이 이 세상에 나왔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인류가 탐욕 속에 사용을 늘려온 화석연료가 탄소 발생을 가속화시켜 이상 기후를 야기하고 인류를 파괴와 멸종의 길로 몰고 가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온도는 100년 동안 1도가 올랐고 빠르게 2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3도까지 올라가면 살아남을 생명체가 별로 없다는 무서운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일련의 재앙에서 보듯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네이처 수석 편집자이자 저명한 고생물학자 헨리 지 박사는 '사이언피틱 아메리칸'에 인류가 이미 멸종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직격했다. 미 과학자들이 평가하는 지구종말시계는 100초 전을 가리킨다.

인류는 코로나를 겪으며 전환점에 섰다. 이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선진 각국이 선언에 동참하고 있는 '탄소중립 2050' 달성도 늦은 시간일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선 꿀벌이 사라졌다.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꿀벌이 사라진 지구엔 그 어떤 생물도 살아남을 수 없다. 지구가 인류를 정화하기 전에, 인류의 생활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코로나19에서 한 번 경험했던 인류의 절제와 희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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