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로 모이세요'…'우르르' 단체여행, 수학여행이 돌아온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2.04.23 08:00

일상회복 추진과 함께 수요도 조금씩 오름세…2년 만에 중·고등학생 수학여행 시장도 열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전면 해제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를 찾은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로 위축됐던 여행시장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흐름을 타며 자취를 감췄던 단체여행객도 돌아오는 조짐이다. '집콕' 대신 수학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고, 수 십명의 외국인이 단체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일상회복 추진과 함께 국내 여행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단체관광 수요도 오름세다. 국내여행 1번지로 꼽히는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제주 신화월드 복합리조트는 전날 기준 다음달 방문 예정인 단체 방문객 수가 전월(1202명)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신화월드 관계자는 "날씨도 포근하고 가정의 달을 맞이하면서 각종 행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제 방문객 수는 4500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야외 풀이 개장하는 하절기부터는 단체방문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는 무엇보다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수학여행 재개가 반갑다는 반응이다. 앞서 지난 20일 교육당국은 '오미크론 이후 학교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상등교와 함께 체험행사 및 수학여행(숙박형 프로그램)도 학교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2년 넘게 중단됐던 수학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학교에선 지자체, 지역 관광업계와 안전에 방점을 둔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탄천 공영 주차장에 전세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1
제주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에만 4개 학교에서 1000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제주도 입도객 중 '교육여행' 목적의 방문은 '제로(0)'였는데, 한 달새 크게 늘어났다. 다음달에서 11개교에서 2200여명이 제주로 수학여행을 올 확정했는데,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관광업계가 수학여행을 비롯한 단체여행을 반기는 데엔 이유가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1~4인 규모의 가족·친구·연인 단위의 개별여행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일부 호텔이나 렌트카 등 소비범위가 한정돼 있단 점에서 개별여행 만으론 관광시장 전반의 붐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단체여행은 전세버스, 관광호텔, 각종 레저활동 등 관광 연관 사업체들이 모두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제주도를 비롯해 강원 강릉·동해시 등 지자체들이 단체관광 관련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제를 내놓는 등 경쟁에 돌입한 이유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단체관광은 여행사가 구성한 패키지 상품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향후 수요가 증가할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해외여행)나 마이스(MICE·국제컨벤션) 시장까지 준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한 단체 인바운드 시장도 조금씩 물꼬를 트고 있다. 30여명으로 구성된 태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 지난 1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2년 만에 처음으로 태국에서 무리지어 여행 온 이들은 명동·경복궁·가로수길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를 돌고, 신세계 면세점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테마파크 에버랜드 등 찾아 소비활동을 벌였다.
지난 14일 신세계면세점 서울 명동 본점을 찾은 태국 단체 관광객들이 면세점 건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세계면세점
여행업계는 최근 K팝, K드라마 등 한류 효과에 힘입어 동남아와 유럽 등지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도 외국인 단체 관광객에 우호적인 여행환경을 만들어 침체된 관광산업의 외형적인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까지 2500만명 수준으로 코로나 직격타를 맞은 지난해(252만명)의 10배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이를 위해선 가장 비중이 큰 지역인 중국, 일본 단체관광객 회복이 관건이다. 하지만 중국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방역정책이 강화되고 있고, 일본도 아직까지 해외여행을 장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라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여행업협회 등 일본 관광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국 인기 여행지를 소개하고 상호 관광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며 "일본이 코로나 이전 2019년에만 327만명이 찾은 중요시장인 만큼, 단체 방한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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