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3만5000원!" 애플도 노조 생긴다…달라진 美, 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4.21 15:13

스타벅스, 아마존 등 잇따라 노조 설립…역대급 물가상승·구인난에 근로자 목소리 커져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애플 매장에서 직원들이 아이폰 신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내 노동조합(노조) 결성 움직임이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아마존, 애플 등으로 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력난 속에 힘을 얻은 근로자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지갑이 얇아진 것도 노조 열풍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0일(현지시간) CNBC·CNN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애틀랜타 컴버랜드몰의 애플 매장 직원들이 이날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 결성 투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애플 매장 직원들이 NLRB에 공식으로 노조 설립을 위한 투표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LRB에 제출한 투표 요청 서류에서 이 매장 직원 100여 명 중 70% 이상이 '노조 찬성'에 서명했기 때문에, 이후 실제 투표에서 이곳은 미국 애플 최초의 노조 설립 매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열심히 일하지만 상응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매장을 대표하는 미국통신노동자연합의 성명에는 "사측이 생계유지에 필요한 임금인상, 공평한 스톡옵션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돼 있다. 법 관련 매체 블룸버그로(Bloomberg Law)에 따르면 노조 설립 추진 주최 측은 매장에 따라 시간당 20달러부터 시작되는 최저임금을 28달러(3만4650원)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노동조합 설립 추진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를 안고 환호성을 지르며 투표 결과를 환영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열풍은 스타벅스, 아마존 등 주요 대기업이 수십년간 유지해온 무노조 경영이 무너지면서 본격화됐다. NLRB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최근 6개월간 접수된 근로자들의 노조 설립 투표 신청 건수는 117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스타벅스의 역사상 첫 노조 매장은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에서 탄생했고, 이후 미 전역에 있는 약 9000개의 스타벅스 매장으로 노조 열풍이 퍼졌다. 지난 19일 기준 NLRB는 스타벅스 매장 노조 설립 관련 218건의 청원을 승인했다. 이 중 24곳에서 투표가 진행됐고, 13곳에서 노조 설립을 찬성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11곳은 노조 반대 또는 재선거 등의 결과가 나왔다고 NLRB는 전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최근 30년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일 뉴욕시의 섬 스테이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들은 투표(찬성 2654명, 반대 2131명)를 아마존 사상 첫 노조 결성을 결의했다. 이후 스테이튼아일랜드의 다른 물류창고, 앨라배마주 매서머 물류창고, 뉴저지주 베이온 물류창고 등에서 관련 투표가 진행됐다.

스타벅스, 아마존, 애플 직원 대부분은 임금상승 등 근로환경 개선을 노조 결성 추진 배경으로 내세웠다.

팬데믹 이후 미국을 강타한 구인난과 물가상승이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움직임을 부추겼다. 팬데믹 이후 삶의 가치 기준이 변화한 근로자들이 일터로의 복귀를 미루며 노동력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복귀한 직원들은 치솟는 물가와 이전보다 높아진 자신의 노동 가치에 맞는 대가를 회사 측에 적극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 멕시코기술자치대와 시카고대 연구팀은 지난해 소득이 있는 5000명을 대상으로 매월 진행한 일상 회복 정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노동시장의 빠른 회복에도 미국이 여전히 300만명가량이 노동 시장에서 빠져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신 고용보고서에서 지난 3월 미 노동시장 참여율이 팬데믹이 본격화 되기 이전인 2020년 2월(63.4%)과 근접한 62.4%로 노동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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