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의 직장인 남편인 단해는 지난해 여름 코로나 델타 변이에 감염돼 한 달간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빠졌다. 생활치료센터에서 중급병원, 다시 상급병원으로 이송되며 몸 상태는 나빠지기만 했다. 아내인 선홍과 두 딸의 면회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절망적인 나날은 역설적으로 '소중한 하루'를 깨닫게 했다.
그래서 코로나19에 시달리며 생긴 아픈 상처를 두 사람은 소중한 기억이라고 말한다. 가슴 아프고 눈물 쏟았던 시간이지만, 이 과정에서 서로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82년생 교사와 80년생 직장인 부부가 코로나로 사경을 헤맨 기억을 글로 새긴 '아픈 줄만 알았는데, 고맙습니다'를 펴내며 작가가 된 이유다. 부부가 글을 쓰고, 첫째 딸 서연이 직접 일러스트를 그린 가족의 기록이다.
코로나19로 꽉 막혔던 일상을 되찾는 시점에서 부부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남편 단해는 "코로나로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겪고 난 후 내가 알고 있던 많은 것들이 낯설게 변했고, 고통스러운 경험은 익숙하게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사실 매일같이 새로운 여행이란 걸 깨닫게 해줬다"며 "이왕 이렇게 된 거 앞으로도 쭉 세상과 인생을 여행가는 작가이고 싶다"고 전했다.
◇아픈 줄만 알았는데, 고맙습니다/선홍, 단해 지음/홍앤컴퍼니/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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