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냉장고 옆에 성인용품·골프채?…가전양판점 생존 몸부림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2.04.21 06:27

'빅2'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온라인몰 강화 나서며 과일·성인용품 등도 판매

LG전자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국내 백화점 내 베스트샵 가운데 최대 규모 매장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이 백화점 5층에 입점하는 LG전자 베스트샵 더현대 서울점은 약 680제곱미터 규모로 국내 백화점에 입점한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모델들이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고를 수 있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1.2.24/뉴스1

가전양판점이 휘청이고 있다. 전자 브랜드가 백화점 등에 자체 매장을 확장하는데다 e커머스 등 온라인에서 가전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생존경쟁에 돌입한 가전양판점들은 과일, 골프용품, 건강기능식품, 성인용품 등을 팔며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오프라인 매장을 초대형 체험형 공간으로 꾸미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양판업계 '빅2'인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의 영업실적이 기대 이하였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출액 3조8697억원(전년비 -4.5%)과 영업이익 1068억원(-33.7%)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영업손실 1억7761만원으로 9년만에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8783억원5303만원(+3.3%)을 나타냈다.

가전양판점의 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채널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프라인 점포 매출이 떨어져서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추세에 따라 온라인에서 가전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었다. 통계청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조79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4% 가량 급증했다.상품군별로 특히 가전·전자·통신기기의 온라인 구매가 늘었는데 가전양판점의 온라인몰보다 e커머스를 선택했다. 지난해부터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을 통해 대형가전을 판매 중이고, 쿠팡도 '전문설치' 서비스를 통해 대형가전을 로켓배송 하는 여파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오프라인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가 각자의 브랜드 매장인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와 'LG전자 베스트샵'의 점포 수와 규모를 빠르게 늘려가면서다. 특히 각 백화점에서 혼수로 가전제품을 준비하는 이들을 겨냥해 이들 점포를 대거 입점시키면서 가전양판점 입지가 더 위태로워졌다. 실제 지난해 2월 개점한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LG전자 베스트샵 규모는 660㎡(200평)으로 당시 백화점에선 최대였다. 연달아 지난해 8월 문 연 동탄 롯데백화점 AK플라자 광명점 모두 삼성전자. LG베스트샵의 규모가 커졌다. 한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경쟁채널이 늘어나면서 프로모션이나 혜택을 강력하게 제공해야만 모객이 가능해져 마진이 적어졌다"며 "매출에 비해 영업익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자사몰의 '선한과일' /사진=전자랜드
가전양판점은 온라인 몰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자랜드는 자사몰을 통해 반려동물용품, 생활용품, 가구, 완구, 골프용품, 캠핑용품 등을 판다. 동시에 '선한 과일' 서비스도 운영한다. 가락시장 과일 경매사가 고른 국내 상위 10%의 우량 과일을 판매한다는 콘셉트로, 고객이 주문시 과일 전용 냉장 배송 차량으로 익일배송된다. 롯데하이마트도 헬스케어, 반려동물용품, 골프용품을 비롯해 성인용품까지 판다. 두 업체 모두 '선물하기' 서비스도 론칭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도 시도중이다.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 발길을 이끌기 위해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 파워센터 등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15개 점포를, 전자랜드는 115개 점포를 각각 체험형 매장으로 운영한다. 이곳들에선 e스포츠 경기, 1인 방송국 방송장비 체험, 요트 가상현실(VR)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2. 2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3. 3 태국 보트 침몰 순간 "내리세요" 외친 한국인 알고보니…
  4. 4 민희진 "뉴진스, 7년 후 아티스트 되거나 시집 가거나…"
  5. 5 붕대 뒹구는 '강남 모녀 피살' 현장…"무서워 출근 못해" 주민 공포[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