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대신 자회사 합병으로 주주 챙긴 SK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오정은 기자 | 2022.04.21 13:36

[MT리포트]"화끈하게 태워라" K-주식이 달라진다③

"분할상장, 이제 금지해야되는 거 아닌가. 주식시장이 말이 아니다."

지난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첫날 LG화학 주식 토론방에 올라온 글이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이후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물적분할, 재상장 등은 지난 대통령 선거때 주요 공약이 될 정도였다.

핵심 사업 성장을 위한 물적 분할, 자금 조달을 위한 상장 등 취지는 옳았지만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한편에선 자회사를 합병하며 모회사 가치를 올린 기업도 있다. SK는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 등을 추가 발표하며 주주환원 모범 기업으로 꼽힌다.




SK, 자회사 100% 합병…주주가치 함께 올라간다


지난해 SK가 SK머티리얼즈를 100% 자회사로 합병한 사례가 회자됐다. 모회사가 자회사를 합병하면서 SK그룹의 지주사인 (주)SK의 주주가치가 제고된 보기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특수가스 NF3 WF6(삼불화질소 육불화텅스텐)를 제조하는 세계 1위 회사다. 합병과정에서 SK머티리얼즈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있는 주주들에게 5728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주식을 사들였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계열사 합병으로 SK와 SK스퀘어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 강화가 이뤄질 것이고 지주회사의 직간접 투자 활동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게다가 올해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까지 발표하며 (주)SK는 주주가치 환원에 나서고 있다.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의 자사주 매입과 기존 자사주 소각 혹은 점진적 소각 규모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회사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상장 후 지분매각 이익에 대해서도 주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SK 정기 주주총회에선 지난해 SK바이오팜의 일부 지분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배당금 재원으로 포함시키고 연간 주당 배당금을 역대 최대치인 주당 8000원으로 결의했다.




분할 후 동시상장…대기업 지주사 저평가 이유


지주사가 저평가받는 원인으론 분할 후 동시상장이 꼽힌다. 하나의 모회사에 딸린 5~6개의 자회사가 함께 상장돼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는 중복 상장된 자회사 가치 만큼 할인(디스카운트)을 받으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LG그룹의 경우 지주사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헬로비전이 상장돼 있다. 전문가들은 동시상장 시 투자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와 근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과도하게 저평가된 지주사 가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자회사의 합병 또는 주식 교환을 통한 100% 자회사 편입이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증시를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는 주주간 이해충돌과 임원의 배임 문제 때문에 지주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회사가 100% 신설 회사로 돼 지배주주들의 지배력이 유지된다는 점 때문에 재벌기업들이 물적분할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기업들이 물적분할 시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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