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구체적인 인증중고차 사업 청사진을 내놨다.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차 신기술 교육 제공 등 기존 중고차 업계와도 상생하겠다는 방침이다. 빠르면 오는 6월 전에 현대차·기아 인증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1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중소사업자와 상생을 위해 5년, 10만㎞ 이내의 자사 차량 중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선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회사 내부에 중고차 관련 사업 조직을 갖춘 상태다. 중소기업벤처부의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전망이다.
우선 두 회사는 인증중고차 전용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하이테크센터(가칭), 기아는 리컨디셔닝센터(가칭)다. 보상판매(트레이드인)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소비자가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시장점유율도 제한한다. 현대차는 2024년까지 5.1%, 기아는 3.7%다. 중고차 업계 종사원 대상 미래차 신기술 교육 지원 등 협력에도 나선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하더라도 2026년이 되어서도 5개사 합계 시장점유율이 7.5%~12.9%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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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구독서비스·한 달 체험 프로그램…기아만의 서비스 쏟아진다━
같은 그룹사 식구지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중고차 서비스의 결은 현대차와 기아가 상이하다. 우선 기아는 '중고차 구독서비스'를 내놓는다. 현재 운영 중인 구독서비스 '기아플렉스'에서 계약만료로 반납된 차량을 성능·상태 진단과 정비 등의 상품화과정을 거친 후 구독서비스에 재투입한다.
고객은 저렴한 비용으로 인증중고차를 구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차와 같은 출고 대기가 없기 때문에 빠른 시점에 차량을 즉시 이용할 수 있다.
한 달간 차량을 체험해본 후에 최종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先)구독 후(後)구매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구입을 희망하는 차량을 한 달 동안 내차처럼 운행하면서 면밀하게 테스트한 후에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종 구매 시 한 달 차량 이용료는 면제된다.
중고차 판매채널은 스마트폰·PC 등 디지털 플랫폼과 리컨디셔닝센터를 판매 및 고객체험센터로도 활용해 온·오프라인 복합형태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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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연구소' 구축…"중고차 정보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투명하게 공개"━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위해 다양한 출처의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서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을 구축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에서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등의 서비스와 함께 중고차시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가치지수 △실거래 대수 통계 △모델별 시세 추이 △모델별 판매순위 등의 중고차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자사 고객뿐 아니라 타사 고객과 기존 중고차업계 등 모든 중고차시장 참여자들에게 공개해 정보의 독점을 해소하고 중고차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이 제공하는 풍부한 중고차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중고차 거래 노하우를 능동적으로 습득하고, 중고차 구입과 매각 시 자신 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전시장에서 상품검색 및 비교에서부터 견적·계약·출고· 배송 등 구입 전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원스톱 쇼핑도 구현한다. 고객이 중고차를 계약하면 집 앞 등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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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올해 2분기 내 국산 인증 중고차 구매 가능"━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제조사)업체들도 심의위 결정에 따라 앞으로 6개월 이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미 중고차 업계에서 지난 1월에 사업조정도 같이 신청해둔 상태"라며 "국내 소비자들이 긴 시간을 견뎌왔던 만큼 최소한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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