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생존게임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22.04.19 04:06

기자수첩

정인지 산업2부 기자
코로나19(COVID-19)의 최고 수혜주였던 이커머스기업들이 떨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곳도 속속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과도 이제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쿠팡과 함께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꼽혔던 티몬, 위메프는 패전의 기색이 완연하다. 티몬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매출이 역성장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위메프는 3년간 영업손실 축소에 진력하고 있지만 매출도 함께 줄어들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새벽배송에서 백기를 드는 곳이 적지 않다. 새벽배송은 물류체계를 갖추는데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인건비 등이 높아 고비용 구조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경쟁도 심화됐다. 롯데쇼핑의 통합 이커머스 롯데온은 이달 18일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고 BGF의 온라인 식품 마켓 헬로네이처도 새벽배송 대신 B2B(기업 간 거래)로 사업을 전환하기로 했다. 헬로네이처 역시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분야를 개척한 1세대 이커머스였다.


1위의 자리를 쟁탈한 이커머스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온라인 유통업체 1위인 쿠팡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2조원으로 국내 유통 1위인 이마트(16조4514억원)을 제쳤다. 특정 고객을 타겟팅한 버티컬 플랫폼들까지 거래액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90% 급증해 2조3000억원을 달성,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거래액 2조원을 넘겼다. 새벽배송의 시작점인 마켓컬리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거래액이 2조원으로 65%가량 증가했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들이 언제까지 고객을 붙들어 놓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커머스의 무서운 점은 고객들이 타 플랫폼으로 이전할 때 전환 비용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최초', '업계 1위'는 고객들에게 아무런 장점이 되지 못한다. 사람들이 '원조'를 찾는 것은 맛집 갈 때 뿐이다.플랫폼 산업은 성장한다고 해도 개별 플랫폼 기업은 포스트 코로나에서 살아남을 전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성장은 옛 이야기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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