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나쁘면 근시나 원시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난시는 근시 환자 중 80~90%나 동반하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안경을 벗었을 때 가깝거나 멀거나 거리와 관계없이 물체의 외곽선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난시가 생긴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어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난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본인 시력에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해 오히려 눈이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난시가 있으면 눈에 빛이 맺히는 지점이 달라 물체가 정확하게 보이지 않고 겹쳐 보이거나 흐리게 보인다. 조금만 격렬하게 운동하면 시야가 출렁여 어지러움을 느끼기 쉽다. 평소에도 피로감과 두통 등 안정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장년층의 경우, 요즘 수술이 크게 늘어난 백내장 수술에서도 난시를 꼭 살펴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2.2~2.8mm 정도 절개한 뒤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각막을 절개할 때 안구 모양을 유지하는 힘, 즉 각막의 인장력이 달라져 각막이 마치 럭비공처럼 찌그러지며 난시가 새로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난시 축과 절개 위치를 고려해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또한 백내장 수술 후에 수정체 난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생체 수정체 자체에도 굴절력이 있어 각막과 마찬가지로 난시가 있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 시 생체수정체를 제거하면서 기존에 수정체가 유발했던 난시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삽입한 인공수정체의 축이 기울거나 혹은 중심에서 이탈하면 위치에 따라 난시가 생길 수도 있어 수술 후에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후 난시가 많이 남거나 새로운 난시가 생겨 원거리를 볼 때 불편을 느낀다면 별도로 난시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난시는 칼리스토아이로 불리는 난시 추적 항법장치와 미세나이프를 이용한 난시 교정술을 통해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다. 약 2.8~5.7mm의 미세나이프로 각막과 흰자가 만나는 부분을 살짝 터 각막의 인장력을 조정해 다시 동그란 모양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각막을 깎지 않고 각막 주변부를 절개하기 때문에 각막 중심부의 손상 없이 난시를 교정한다. 수술 방법 자체는 간결하지만 수술 전 절개 위치와 길이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저교정을 예방할 수 있다.
난시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조할수록 눈이 마르지 않도록 인공눈물을 서너 시간에 한 번 점안하고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스마트폰, PC 등을 오래 사용하며 눈을 혹사했다면 따뜻한 물수건으로 눈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10분 정도 눈을 따뜻하게 해주면 노폐물이 빠지고 눈 주변 혈액순환을 촉진해 난시 예방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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