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 광동제약이 달라졌다…'비만'에 20억 투자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 2022.04.18 05:45
광동제약이 비만 관련 의료용 제품 개발에 투자한다. 신약 개발에 인색하고 생수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유통사업에 집중했던 광동제약이 추후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는 비만치료제 의약품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을 위해 단행했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1 두께의 미세 바늘이 도포된 패치를 피부에 붙여 약물 성분을 체내에 흡수시키는 차세대 약물전달기술이다.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고 경구제(먹는 약)의 대사 과정을 생략해 흡수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광동제약은 신약 개발을 뒷전으로 미뤄둔 회사라 이 투자에 관심이 모인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조3381억원의 매출을 냈다. 매출은 주로 제주 삼다수 영업(34.3%)과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유통영업(24.4%)에 쏠려있다. 제약은 주요 매출원이 아니라 연구개발도 뒷전으로 미뤄뒀다.

매출 대비 R&D 비용의 비중을 살펴보면 광동제약이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내는 제약사들에 비해 신약 개발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잘 나타난다. 제약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미래 먹거리로 보기 때문에 R&D 투자 능력은 곧 회사의 잠재력으로 여겨진다.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은 지난해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쏟았다. 광동제약이 제약 R&D에 쏟은 비용은 전체 매출의 0.92%에 그친다. R&D 비용으로 1600억~1700억원을 쏟은 다른 회사들의 10분의 1이 채 되지 않는 124억원을 썼다.


회사는 오래전부터 비만 치료제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투자가 일시적인 이벤트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동력 마련의 계기일 수 있다.

광동제약은 2016년 미국 오렉시젠 테라퓨틱스의 '콘트라브'를 도입해 판매중이다. 다만 지난해 콘트라브의 매출은 26억원에 그쳐 부진하다.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삭센다에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동제약이 최근 투자한 마이크로니들은 콘트라브와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투자를 시작으로 비만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

광동제약은 자체적으로 합성신약 기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KD101'도 개발중이다. 2020년 임상 2상을 종료한 후 시험 프로토콜 방안 및 적응증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거나 글로벌 회사에 기술수출할 계획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쿼드메디슨과의 협력을 통해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폭넓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후보물질과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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