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너무 비싸"…OTT 시장도 '광고 보면 무료' 엿본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2.04.17 11:05
/사진=피파+ 앱스토어 프리뷰.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이 거세진 가운데 '광고형 무료 플랫폼'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료 구독형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비 부담, 구독료 인상, 가입자 증가세 둔화 등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무료형 OTT는 광고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파이프 라인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광고 삽입형 무료 OTT 서비스 'IMDb TV'의 명칭을 '아마존 프리비'(FreeVee)로 변경했다. 광고형 무료 서비스가 구독료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게 된 만큼, 서비스 정체성을 더욱 잘 드러내는 새로운 명칭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선 무료 서비스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2021년 1월 동영상 스트리밍을 이용한 미국 가정의 3분의1(약 34%)이 광고형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IMDb TV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지난 2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12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출시한 OTT '피파플러스(FIFA+)'도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축구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축구는 세계적으로 가장 저변이 넓은 스포츠인 동시에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핵심 콘텐츠지만, 수년 간 국내외 OTT들은 FIFA와의 값비싼 중계권료 등을 명분으로 속속 유료로 전환해 왔다.


'시장포화' 구독형 OTT…입지 넓히는 '광고 보고 무료'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서비스의 부상은 유료 구독형 OTT의 경쟁 격화, 광고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유료 구독형 OTT 시장은 글로벌 최강자인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와 애플 등 미디어 강자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제작비 역시 헐리우드를 뛰어넘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럼에도 가입자 증가 속도는 정체된 상황이다. 더욱이 구글·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이 전세계적으로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면서 OTT 요금제의 인상을 부추겼고, 구독료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은 점차 지갑을 닫고 있다.

반면 무료형 동영상은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유튜브를 비롯한 로쿠(Roku) 등 FAST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2025년이면 매출 규모가 전파 기반의 실시간 방송 광고 매출을 넘어서고, 유료 구독형 모델의 비즈니스의 매출 보다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브로드밴드가 25일 신규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인 올인원 플레이박스 'PlayZ' 출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혁 미디어CO 담당이 PlayZ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SK브로드밴드
특히 구글·애플 등 빅테크들이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면서 모바일 '맞춤광고'가 어려워진 것도 스마트TV를 활용한 FAST 서비스를 광고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모바일 플랫폼과 비교하면 아직 스마트TV의 이용자 저변은 넓지 않지만, 데이터의 질 측면에선 뒤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존의 TV 광고는 시간대와 방송 프로그램에 따라 가구별 분석 없이 동일한 광고를 송출해 왔다. 그러나 스마트TV는 인터넷과 연결돼 고객의 시청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모바일 광고 못지 않은 개인화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애드테크 기업 모티브인텔리전스는 스마트TV 데이터 등을 활용해 맞춤 광고를 띄워주는 프로그래머틱 TV 광고 상품을 2018년부터 SK브로드밴드 IPTV 시청자를 대상으로 제공해 왔다. 양준모 대표는 "다양한 무료 광고형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광고 업계 지형도 변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사, 국내 IPTV사 등과 일찌감치 맞춤형 광고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고 시청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광고 전달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기업도 'FAST' 진출…삼성·LG도 기본 탑재


국내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월 '플레이제트(PlayZ)'에 FAST 기능을 적용했다. 플레이Z은 일종의 'OTT 포털' 개념인데 월 구독료를 내면 여러 국내외 제휴 OTT를 모두 시청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Z'도 함께 탑재했다. 구독료 0원으로 예능 11개, 드라마 7개, 영화 5개, 라이프 5개, 스포츠 3개, 뉴스 등 32개 채널을 무료로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사의 스마트TV 제품에 각각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 앱을 기본 탑재하고, 광고 기반의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글로벌 FAST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TV플러스는 2015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해 작년 말 기준 세계 23개국에서 약 1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LG채널도 세계적으로 약 2000편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류 채널을 유럽 지역에 추가하면서 작년 기준 시청시간을 2019년 대비 4배 가까이 늘렸다.

이처럼 스마트TV 제조사들까지 자체 동영상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스마트TV 판매량에 긍정적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광고료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마트TV 보급이 현재의 선진국 위주 시장을 넘어 신흥국까지 넓어지면 광고수익의 기반 역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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