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상승 4년 더 간다"···전기차 대중화, '가격 허들' 만났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2.04.13 16:42


"작년까지만 해도 원소재 가격이 안정화해 배터리 가격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 들어 그 전망이 완전히 바뀌었다. 배터리와 전기차 가격은 당분간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수요 급증에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공급망 불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며 전기차 배터리 원소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업체들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 배터리가가 상승 반전하며 전기차 대중화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단 우려도 커진다.



1000% 뛴 미친 리튬가···전기차 배터리 '가격 패리티' 멀어졌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사진)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NGBS(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 2022'에서 "(배터리 원자재가 상승 분위기가) 2026년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른 원자재 가격은 배터리 판매 가격에 반영하다보니 최근 배터리 업체들과 완성차 기업들은 매월 가격 협상을 다시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소재 탄산리튬 가격은 2020년 11월 대비 올해 3월 기준 1000% 넘게 뛰었다. 황산 망간 등 다른 주요 소재 가격도 10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NCM811 배터리 기준 양극재 가격은 같은 기간 30%, 음극재 가격은 8%, 분리막 가격은 40%, 전해액 가격은 30% 등 전체 배터리 가격은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소재 가격 급등세가 잦아들 양상이 보이지 않자, 배터리 가격 전망도 상승반전하고 있단 점이다.

이날 SNE리서치는 원소재 가격이 정상화할 경우 배터리셀 kWh(킬로와트시)당 가격은 올해 115달러에서 2023년 110달러, 2030년 80달러로 하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반면 최근의 예측처럼 원소재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그 가격은 올해 124달러에서 2023년 132달러, 2024년 143달러, 2030년 11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배터리팩 가격은 2018년 kWh당 188달러에서 2021년 156달러까지 내려왔지만 올해 168달러로 상승, 2024년 178달러까지 오른 뒤 2030년에야 150달러로 내려올 것이란 예측이다. 업계에서는 이 가격이 100달러 이하로 하락하는 시점을 내연기관차에 뒤지지 않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때, 즉 '가격 패리티'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본다. 이 전망대로라면 2030년이 되도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 가격이 결코 저렴해 질 수 없단 뜻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약 650만대를 기록해 올해 1000만대, 2025년 2200만대, 2030년 5900만대에 이르러 전기차 비중이 전체 판매 차량의 약 60%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 부사장은 "배터리 가격이 오른다면 이 수치에 도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배터리 가격 상승이 전기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다보니 전기차 대중화 전환 시기에 대해서도 또다시 연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수요 2030년까지 7.8배 늘어···2029년 쇼티지 발생


이날 SNE리서치는 현 추세대로라면 2026년까지 배터리 원자재가 가격 하향이 어렵다고 봤다. 광물 채굴에서 실제 배터리 적용까지 수 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서다.

오 부사장은 "원자재가는 광산 발굴, 채굴, 제품 공급까지 리드타임(주문후 납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가격 탄력성이 떨어진다"며 "호주산 리튬이 그 리드타임이 가장 짧다고 하는데 그래도 4년이 걸리고 니켈은 10년,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터리나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어떻게 리튬을 확보할지에 주력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나 테슬라처럼 호주 광산을 직접 찾아가 장기 계약을 하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4대(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소재 시장 규모도 팽창중이다. SNE리서치는 이 시장 규모가 올해 490억달러(약 60조원)에서 2030년 1310억달러(16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수급도 여전히 빠듯하단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올해 476GWh에서 2030년 3750GWh로7.8배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2029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넘어 '쇼티지'(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소재가 급등이 전기차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정부가 나설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왔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중요 화두"라며 "기후대응을 위해서 각국 정부들이 보조금 정책을 써서 전기차 시장을 키우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스트 클릭

  1. 1 한 달 복통 앓다 병원 가니 이미 전이…"5년 생존율 2.6%" 최악의 암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커피 하루 2~3잔 여성의 몸에서 생긴 변화…남자는? '글쎄'
  4. 4 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5. 5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